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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뷰스]한국, 북극과 함께 더 나은 미래 만들어야

입력 | 2023-05-15 03:00:00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지난겨울은 유독 추웠다. 온난화로 인해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는데 한국의 겨울은 왜 이렇게 추워질까? 답은 북극에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해빙(海氷)이 녹으면서다. 북극 상공에 갇혀 있어야 할 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내려오게 되고, 한반도까지 ‘이상한파’를 불러왔다. 거리는 멀지만, 북극의 변화는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북극은 북위 66도 30분 위쪽의 육지와 빙하, 바다를 아우른다. 얼음으로 덮인 북극해 가까이 영토를 가지고 있는 미국, 노르웨이 등 8개 국가를 북극권 국가라고 한다. 이 국가들은 원주민 등 북극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북극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개발하기 위해 1996년 국제적인 협의체를 설립했다. 바로 ‘북극이사회’이다. 한국은 2008년 북극이사회에 옵서버 가입 지원서를 제출했고, 세 번째 도전 끝에 2013년 정식 옵서버가 되었다. 오늘이 바로 우리나라가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가 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이 북극이사회에 참여하는 이유는 ‘북극한파’처럼 북극이 한국에까지 미치는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은 북극의 변화를 관측하고, 자세히 분석한 연구 결과를 북극권 국가들과 공유하고 있다.

북극은 연어와 고등어처럼 우리 국민이 즐겨 먹는 수산자원과 천연가스 등 풍부한 자원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북극의 해빙이 녹으면서 북극 항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북극이사회에서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북극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간 한국은 다양한 성과를 내면서 북극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앙 북극해 공해상 비규제어업 방지 협정의 제1차 당사국총회가 인천에서 개최됐다. 이 협정은 북극해에서의 불법 어업을 방지하고 생물자원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한국은 총회를 개최하고, 북극권 국가와 함께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해서 북극의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국제규범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한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북극점을 포함해 고위도 바다를 탐사할 수 있는 두 번째 첨단 쇄빙연구선 건조를 추진한다. 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북극권 국가들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이슬란드와는 북극해에서 운항하는 선박을 친환경 전기 추진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노르웨이, 미국 등과는 무탄소·저탄소 선박을 이용한 녹색해운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

북극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는 다르지 않다. 우리가 맞게 될 차가운 겨울바람, 우리가 먹게 될 수산물, 우리가 누비게 될 바다. 이 모든 것에 북극이 담겨 있다. 앞으로 50년, 100년 후에도 우리 국민이 북극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