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준공돼 개방 20년 맞아… 충북도, 관광 활성화 사업 박차 대통령 머물던 침실을 숙소로 개방 다도-명상 등 체험 프로그램 운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랜드마크로”
개방 20주년을 맞은 충북 청주시 문의면의 옛 대통령 휴양시설 청남대. 충북도는 올 초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랜드마크 도약을 위한 15대 혁신과제를 만드는 등 청남대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대통령이 때때로 쉬어야 하는데 이만한 시설은 괜찮지 않냐는 말도 있지만 주민들의 원성 속에 조성됐기 때문에 돌려드리는 게 도리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2003년 4월 18일. 충북 청주시 문의면에서 열린 대통령 휴양시설 청남대(靑南臺) 반환 행사에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같이 설명했다. 대통령 등 특권층의 전유물이던 청남대가 20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 공개 후 20년 동안 1360만 명 관람
‘남쪽의 청와대’란 의미를 가진 청남대는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며 개발을 지시하며 건립이 본격화됐다. 1983년 6월 착공해 같은 해 12월 준공됐는데 준공 당시 명칭은 영춘재였다. 명칭은 1986년 7월 청남대로 바뀌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 5명이 88회 이용하며, 총 471일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이에 청남대는 국민의 관심을 되살리기 위한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관리동 옥상에 하늘공원(1590㎡·480평)을 만들고, 습지생태공원(990㎡·300평)도 조성했다. 역대 대통령 청동상과 실제 청남대를 이용했던 대통령들의 특징을 살린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조형물도 설치했다. 봄에는 ‘영춘제’, 가을에는 ‘국화축제’를 열었다. 2015년 6월 청와대 본관을 60% 크기로 축소해 옮겨 놓은 ‘대통령 기념관’도 개관했다. 이런 다양한 노력의 결과로 20년 동안 1360여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 “청남대를 충북 랜드마크로”
올해는 청남대 조성 40년, 개방 20년이 되는 해다. 충북도는 청남대가 교육·문화·예술의 중심지이면서 국민적 관광지로 발돋음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청남대를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최대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가장 눈에 띄는 건 청남대 본관 내 침실을 숙소로 개방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잠자던 곳에서 누구나 잘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동안은 대통령 가족과 비서, 경호원 등이 머물던 침실은 전시공간으로만 활용했다. 도는 청남대 내 숙식을 위해 ‘청남대 운영관리 조례’를 개정하고 있다. 숙소는 충북도민에게 우선 개방하고 이후 전 국민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나라사랑 리더십 교육문화원’ 건립 공사도 시작됐다. 180억 원을 들여 내년 5월 준공 예정인 이 문화원은 청남대의 자연환경을 체험하는 동시에 근현대 행정수반의 삶과 업적, 리더십을 배우는 역사교육·체험·연수 시설로 활용된다.
“대청호 규제 풀면 충북 관광 천지개벽 할 것”
최고 수준의 관광 인프라 갖추려면 40년 ‘환경족쇄’ 벗는 게 가장 시급
“오염원을 철저히 차단하면서 합리적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그가 가장 강조하는 건 청남대 주변의 규제 완화다.
김 지사는 “청남대는 대통령 휴양시설이라는 특수성에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지정까지 겹쳐 40여 년간 모든 개발행위가 금지됐다”며 “특별대책지역과 수변구역으로도 지정돼 ‘3중 규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1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통령은 이곳에서 잠을 자고 식사도 했는데, 국민은 잠도 못 자고 커피도 식사도 왜 못 하나. 대청호에 오염된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청남대는 한 방울의 물까지 무심천으로 보내는데 제발 청남대 25㎢ 지역만 규제를 풀어 달라고 애걸복걸해도 단 1cm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청호 수질 보전을 위한 노력과 과학적 청남대 환경관리계획을 통해 합리적 규제 완화가 가능하다는 게 김 지사의 주장이다. 또 이를 위해 △하수처리 공법 등 기술 개발 △청남대 내 발생 오수 법적 기준 하회 처리 △하수관거 정비 △비점오염원(도시 도로 농지 산지 공사장 등 불특정 장소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배출원) 저감 시설 설치 등을 추진 또는 진행 중이다.
김 지사는 “대청호 규제가 해제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호텔과 전망대, 모노레일, 친환경 전기동력선, 주차타워 등이 도입·신설되며 그야말로 ‘천지개벽’할 것”이라면서 “개발과 환경보호를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지속가능 발전이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다. 그리고 그 거점 모델이 청남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