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를 마친 차량에서 주유건을 뽑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국제유가가 지난해 초 급등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국내의 경직적인 근원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은은 24일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근원인플레이션 압력 평가’ 제하의 BOK이슈노트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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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노동시장 긴장도가 서비스 부문의 근원물가 상승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측정한 결과, 미국은 36.6%에 달했지만 한국은 16.7%에 그쳤다.
여기서 노동시장 긴장도란 실업자 대비 빈일자리 비율(v/u)의 갭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시장 내 노동 수급 상황을 뜻한다. 즉, 한국의 근원물가는 미국보다 노동시장 수급 변화와 임금 인상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로 보인다는 추정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직적인 근원물가는 어디서 영향을 받은 것일까.
연구진은 “그간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이차 파급 영향을 비롯해 노동시장 외 요인에 적잖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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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공)
우선 연구진이 수입물가 변동을 에너지 원자재와 다른 요인들로 구분한 결과, 한국에서는 지난해 월 평균 수입물가 상승률(26.5%) 중 19.0%포인트(p)가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한 반면 미국은 7.8%p에 머물렀다. 한국의 에너지 인상 충격이 미국의 2배를 넘어선 셈이다.
나아가 연구진은 국제유가가 10%p 오를 때 한·미 근원물가에 미치는 충격을 분석했다. 분석 기간은 2010년 1월~2023년 2월이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국제유가 충격이 1년 정도 지속된 반면 한국에서는 2년 가까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유가 상승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빠르게 전가되지만 한국에서는 더디게 반영된다는 의미다.
이에 보고서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최근까지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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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노동시장 압력,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이차 파급 영향 등을 감안하면 최근 우리나라의 경직적인 근원물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