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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고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 이종욱-이태석을 기리며…

입력 | 2023-04-20 03:00:00

특별전시 ‘바로 우리’展 22일 개막… 의사로서의 삶, 사진-기록으로 조명
WHO 기금 마련-톤즈 보건소 지원
김창열 윤형근 등 미술 작품도 전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내달 8일까지



세계 각지에서 의료 활동에 헌신하다가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 제6대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이종욱 전 총장(위쪽 사진)과 오랜 내전으로 피폐해진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가톨릭 사제이자 의사, 교육가로 활동하며 환자들을 돌본 이태석 신부. 이태석재단 제공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헌신한 고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1945∼2006)과 이태석 신부(1962∼2010)를 기리는 전시가 열린다.

사단법인 이태석재단과 동아일보는 22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이종욱 전 총장과 이태석 신부의 삶을 조명하는 특별전시 ‘바로 우리’전을 개최한다. 이 전 총장과 이 신부의 삶과 정신을 기리고 WHO 백신기금,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보건소·학교 설립, 페루 레이코(이 전 총장의 부인) 공방 지원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서다.

전시는 의사로서 두 사람의 삶을 사진과 기록을 통해 조명한다. 이 전 총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세계 각지에서 의료 활동에 헌신하다가 2003년 WHO 제6대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한국인 최초로 국제기구 수장이 된 그는 WHO에서 질병 퇴치와 빈민 구제에 힘써 ‘아시아의 슈바이처’라고 불렸다.

인제대 의대를 나온 이 신부는 오랜 내전으로 피폐해진 남수단에서 가톨릭 사제이자 의사, 교육자, 음악가, 건축가로 활동했다. 그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 마 톤즈’(2010년)를 통해 많은 이들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선 이 전 총장의 유년기부터 국제 보건 무대에서의 활동을 사진과 그가 남긴 메시지를 통해 선보인다. 이 신부와 관련해선 남수단에 움막 진료소를 짓고 환자들을 돌봤던 자취들, 이 신부의 제자들이 의사 약사 기자 공무원이 돼 그의 뒤를 이어가는 모습을 소개한다. 전시 기간 내내 이 신부 제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부활’(2020년)과 2021년 채널A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백신 황제 이종욱, 나는 행동한다’도 상영된다.

‘바로 우리’전에서는 이우환 김창열 윤형근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김창열의 ‘물방울’(왼쪽 사진)과 윤형근의 ‘Umber-Blue’. 이태석재단 제공 

미술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이우환, 김창열, 윤형근, 천경자, 박서보를 비롯해 오태학, 콰야, 김지희, 에바 알머슨, 마리 로랭생, 만화가 기안84 등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작가 이갑철, 민현우, 황문성의 사진 작품도 선보인다.

관람객에게 이 전 총장과 이 신부의 삶을 전하는 오디오 도슨트 녹음은 배우 신애라와 최수종이 맡았다. 신애라와 최수종은 “두 분의 삶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우광훈 영화감독과 박일호 북칼럼니스트, 에니어그램(성격유형검사) 전문가 류지연 교수의 강의도 준비돼 있다. 배우 겸 화가 윤송아와 권도경 작가의 드로잉 퍼포먼스, 소프라노 최경아, 바리톤 석상근, 테너 김기선이 준비한 미니 콘서트, 출품작 스페셜 경매도 열린다.

전시와 연계된 음원 및 음반(LP) 발매도 눈길을 끈다. 가수 이이언, 그룹 위아더나잇의 9z와 릴피쉬를 비롯해 크르르, 황푸하, 김사월이 기념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음원은 전시장에서 들을 수 있고, 공식 음원은 30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개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6일 진행되는 ‘문화가 흐르는 예술마당’에서는 가수 황푸하와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이 무대를 꾸민다. 입장료 6000∼1만2000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