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수 나균안 마침내 날개… ‘제2 강민호’ 평가 포수 유망주 부진-부상 겪다 투수로 전향… 2선발로 뛰며 2경기째 무실점 나균안 응원가: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 나는 알아 내겐 보여. 그토록 찬란한 너의 날개
나균안이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안방팀 두산을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때 포수로 롯데에 입단했던 나균안은 2020년 투수로 전향한 뒤 2021년부터 1군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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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25·롯데)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있다.
롯데는 2023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균안을 제2선발로 낙점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도대체 왜?’라는 반응이 들렸다. 나균안은 풀 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나균안이 선발 등판한 20경기에서도 롯데는 7승 13패(승률 0.35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나균안은 그러나 시즌 첫 등판이던 2일 잠실 방문경기에서 두산 타선을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았고, 9일 사직 안방경기에서도 KT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3일 현재 다승 공동 1위(2승)에 평균자책점은 아예 제로(0.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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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시절 나균안. 동아일보DB
나균안은 공격에서는 통산 타율 0.123밖에 되지 않는 데다 수비에서도 공을 뒤로 빠뜨리기 일쑤인 포수였다. 그나마 2020년 스프링캠프 때는 왼쪽 팔목이 부러지는 바람에 조기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깁스 착용으로 타격 훈련도 수비 훈련도 할 수 없던 상태였다.
그때 성민규 롯데 단장이 투수 전향을 권했다. 나균안은 2019년 도루 저지율 1위(38.5%)를 차지할 정도로 어깨가 강했다. 나균안은 “야구 인생을 전부 포수로 보냈는데 그걸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투수 훈련 중에도 ‘포수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길이 없었다. 나균안은 투수 훈련을 시작하면서 태어나 계속 쓰던 ‘종덕(種德)’이라는 이름도 버리고 밭 일굴 균(畇)에 기러기 안(雁)을 쓰는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노력한 만큼 높이 난다’는 의미다. 나균안은 “몸을 쓰는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노력한 만큼만 결과를 받는 게 맞다는 생각으로 고른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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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마음가짐만으로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균안은 지난해 8월 팀 선배 박세웅(28)에게 전수받은 커브볼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1군 선발 자원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나균안은 지난해 9월 1일 잠실경기에서 두산을 상대로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11개)을 세웠는데 그중 6개를 커브볼로 잡아냈다.
지난해 4.5%였던 커브볼 구사율을 이번 시즌 15.3%까지 늘려 재미를 보고 있는 나균안은 “이제 고작 2승을 했다. 전력분석팀과 포수들이 많이 준비해주는 만큼 저도 잘 준비해서 어떤 팀을 만나도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