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한솥밥 최지만-배지환 한국 빅리거 같은 경기 홈런 처음 최 “너무 행복”… 배 “꿈꾸는 듯” 구단, 한글로 ‘배지환 끝내기 홈런’
팔뚝엔 태극기, 반려견 이름은 ‘독도’ 피츠버그 배지환이 12일 휴스턴과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안방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로부터 얼음 세례를 받고 있다. 배지환은 “언젠가는 꼭 국가대표가 되겠다”면서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오른쪽 팔에 태극기 문신을 새겨 넣었다. 반려견 이름도 ‘독도’다. 피츠버그=게티이미지
최지만(32)은 ‘칼춤’을 췄고, 배지환(24)은 ‘슬램덩크’를 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코리안 듀오’ 최지만과 배지환이 같은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한국인 빅리거 역사에 명장면 하나를 추가했다.
두 선수는 12일 휴스턴과의 MLB 정규리그 안방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각각 영양가 만점짜리 홈런을 날렸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2명이 같은 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친 건 처음이다. 한국인 타자가 같은 날 같은 팀에서 안타를 기록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최지만이 먼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내보냈다. 최지만은 2-2로 맞선 6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와 풀카운트 대결 끝에 오른쪽 외야 관중석 제일 윗자리에 떨어지는 대형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몸쪽 높은 곳으로 들어온 시속 148km 패스트볼을 당겨 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전날 휴스턴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한 최지만의 이틀 연속 대포였다. 홈 베이스를 밟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최지만은 파이리츠(해적)라는 팀 이름에 어울리게 ‘해적의 칼’을 휘두르는 홈런 세리머니를 했다.
피츠버그 최지만이 12일 휴스턴과의 안방경기에서 1회말 2루타를 친 뒤 베이스에서 해적처럼 칼을 뽑아 드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피츠버그=AP 뉴시스
5일 보스턴 방문경기에서 ‘그린 몬스터’를 넘기는 빅리그 첫 홈런을 친 배지환은 통산 두 번째 홈런을 짜릿한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배지환은 2018년부터 4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때린 홈런이 16개밖에 되지 않는다. 장타력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 MLB 9경기에서 홈런 2개를 날렸다. 최지만은 이날 경기 히어로 인터뷰를 하던 배지환에게 얼음을 쏟아부으며 축하했다. 최지만은 “지환이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겨 기분이 좋지 않다”고 농담을 한 뒤 “사실은 너무 행복하다. 지환이가 해낼 줄 알았다”고 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트위터에 배지환의 홈런 장면 영상과 함께 한글로 ‘배지환, 끝내기 홈런’이라고 올리면서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