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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月200만원 이상 수급자 1년새 4배로

입력 | 2023-04-03 03:00:00

작년 말 기준 5410명… 99%가 남성
장기 가입자 늘고 물가상승 반영 탓
“기금 고갈 빨라져… 구조 개혁 필요”



뉴스1


국민연금을 월 2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가 지난해 5410명으로 1년 새 4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1일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공보통계’에 따르면 은퇴 후 국민연금을 매달 2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가 2021년 1355명에서 2022년 12월 기준 5410명으로 늘어났다.

국민연금을 월 2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는 2018년 1월 처음 등장했고 그해 10명이었다. 이듬해인 2019년 98명, 2020년 437명, 2021년 1355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는 4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1988년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35년이 지나면서 장기 가입자가 늘어났고, 수령액이 물가상승률에 맞춰 매년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월 200만 원 이상 수급자의 98.5%(5332명)가 남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0대 이상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하지 않았으며 경력단절이 많았던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노령연금 수급자는 531만2359명으로, 처음으로 수령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월 평균 수령액은 58만6112원으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연금액이 생애평균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31.2%에 머물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 수령액이 20만∼40만 원인 사람이 약 40%(208만 명)를 차지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고액 연금수급자가 늘어날수록 기금 고갈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최종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금처럼 운영될 경우 2055년 기금이 바닥나고, 2060년에는 월소득의 34%(개인과 회사가 절반씩 부담)를 보험료로 내야 할 것으로 예측됐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시간이 흘러 국민연금 고액 수급자와 전체 수급자 규모가 늘어나 기금 고갈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국민연금제도의 구조적 개혁 없이는 기금 고갈 및 미래 세대의 부담 증가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