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과 결별을 선언한 뒤 폭로전을 이어온 해리 왕자가 이번에는 자신을 불법 사찰했다는 이유로 왕실과 현지 언론을 싸잡아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가디언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28일(현지시간)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데일리메일의 모회사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ANL)’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공판에서 휴대전화 해킹 등 불법사찰 공모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날 예비 심리에 출두한 해리 왕자는 “내가 본 증거들은 ANL 기자들이 언론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한 범죄자임을 보여준다”며 “지난 2018년 ANL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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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해리 왕자는 “영국 국민은 이러한 은폐의 전모를 알 권리가 있다”며 “이를 드러내는 게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해 ANL에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해리 왕자는 지난해 10월 가수 앨튼 존 부부와, 배우 새디 프로스트, 엘리자베스 헐리, 흑인 인권운동가 도린 로렌스 등과 함께 ANL을 상대로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이들은 ANL이 사설탐정을 고용해 1993년부터 2011년까지 △휴대전화 해킹 △유선전화 도청 △사유지 침입 △비밀누설 사주 △의료기록 탈취 등의 수법으로 자신들을 불법 사찰했다고 폭로했다.
ANL은 “터무니 없는 비방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또한 혐의 상당수는 소 제기 가능 기한을 도과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영국 인권법을 근거로 사건에 연루된 73명의 자사 기자 이름을 비공개할 것을 법원에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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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해리 왕자는 미국 배우 출신 메건 마클과 2018년 결혼했다. 그러나 2020년 영국 왕실로부터 돌연 독립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흑인인 메건은 이듬해 오프라 윈프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왕실의 인종차별이 부부 독립을 결심한 배경이라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후 해리 왕자 부부는 영국 왕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폭로전을 이어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