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일부 재벌의 그릇된 행태에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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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계열사 간 부당지원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수감 중·사진)을 2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4년 2월∼2017년 12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엠케이테크놀로지(MKT·현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875억 원 상당의 타이어몰드(타이어 무늬를 만드는 생산 장비)를 경쟁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약 131억 원의 손해를 봤는데 이 돈 중 상당수가 결국 조 회장 등 총수 일가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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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조 회장이 법인카드로 가족 해외여행 경비를 결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현대자동차 협력사이자 개인적 친분이 있는 리한의 박지훈 대표에게 별다른 담보도 없이 MKT의 자금 50억 원을 빌려준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361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됐고, 이에 대출 원리금 및 증여세 분할 상환으로 연간 약 400억 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회삿돈을 유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과거 그릇된 재벌의 경영 문화를 답습하고 있는 일부 재계의 후진적 행태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