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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이재명 체제’ 불만 표출…“초가을쯤 총선 전략 판단해야”

입력 | 2023-03-13 16:25:00


이재명 대표 경제실정 비난 13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명운을 야당 탄압에 걸지 말고 민생위기 극복에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또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이재명 체제’로 치를 수 있냐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 전형수 씨(64) 사망 등 악재가 겹치자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13일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지키자는 의견과 이 대표로는 선거가 어렵다는 의견이 지금 있다”며 “이것은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니라 결국 판단의 영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늦여름, 초가을 정도 되면 총선을 몇 달 앞으로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총선 전략을 무엇으로 짜야 할지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는 이 대표가 당의 ‘원 톱’인 현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의 대표인 강훈식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우리가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값”이라면서도 “이 대표를 빼고 총선을 치르자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 대표만으로도 우리가 어렵다”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가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상황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탕평 인사 등을 한다면 당내 화합,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몇 개 자리, 어떤 자리가 아니라 진정성 있게 접근하면서 많은 분들이 당 대표가 많은 것을 내려놓았구나 생각할 정도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런 당직 개편 요구 주장 등은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16일 의원총회에서 또 한 번 공개적으로 분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당의 미래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의원들을 다독이고 나섰다. 이 대표는 전날(13일) 의원 단체 대화방에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대해서 저는 의원들께서 당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당 운영에 대한 우려와 경계를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과 일부 친명계 의원들이 표결에서 찬성, 기권한 의원들을 색출하자고 나서고 있지만 이 대표는 일단 포용에 나선 것.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표결을 앞두고 당내 소통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지도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각자 의원들과 소통을 늘려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