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간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새 저서에 자신의 대통령 임기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교환했던 친서가 담겼다고 미국 AP통신·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늘 4월 25일 출간되는 저서 ‘트럼프에게 보내는 편지’(Letters to Trump)에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등 전직 대통령은 물론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잭슨 등 유명 인사들과 교류했던 편지들이 담겼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출간을 앞두고 입수한 책에 실린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전했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보낸 것으로 보이는 7월30일 자 친서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각하(Your Excellency)”라 칭하며 “첫 정상회담 때 맺어진 우리 사이의 훌륭한 관계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고 그 역사적인 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주신 각하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9년 1월8일 자 편지에는 “친애하는 김 위원장님, 오늘이 위원장님의 생일이라고 들었는데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위원장님은 많은 성공과 축하의 해를 보낼 것입니다. 위원장님의 나라는 곧 역사적이고 번영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라고 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를 매우 잘 알게 됐다. 그는 매우 영리했다. 매우 교활하고 세상 물정에 밝았다. (중략) 알다시피 우리는 매우 훌륭한 관계를 맺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그 관계를 시작했을 때 매우, 매우 험악했다는 것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김 위원장)는 자신의 책상 위에 빨간색 버튼이 있고 그것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나도 빨간색 버튼이 있고 당신 버튼보다 내 버튼이 더 크고 작동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분노했다”며 “나는 그를 로켓맨과 리틀로켓맨이라고 불렀다. 김 위원장은 이를 싫어했다. 그런데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전화를 걸어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김 위원장과 주고받았던 친서에 대해 “역사적이면서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며 “북핵 문제와 대통령 기록물 보존 관행에 관한 논쟁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를 확인한 NARA는 해당 사실을 법무부에 통보했고, 연방수사국(FBI)이 간첩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8월엔 FBI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미국에서 전 대통령의 자택을 수사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성명을 내고 “나의 아름다운 집 마러라고가 FBI 요원들에 의해 포위, 급습, 점거되고 있다”며 ‘정치적 박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가 FBI 건물에 반자동 소총을 침입하다 사살되는 등 FBI에 대한 지지자들의 공격도 이어졌다. AP통신은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기소된다면 이러한 경향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