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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철로 건설하며 광화문 월대 훼손”

입력 | 2023-03-07 03:00:00

월대 발굴조사 현장 16~18일 공개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에서 발견된 옛 전차 철로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앞 발굴조사 과정에서 일제강점기에 설치된 전차 철로가 발견됐다. 일제가 광화문 앞 주요 시설물을 훼손하고 그 위에 철로를 깐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광화문 월대(궁궐 앞에 놓인 기단으로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공간)와 주변부 발굴조사 현장을 16∼18일 사흘간 공개한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부터 합동으로 이 일대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공개하는 발굴 현장에선 일제가 1917년 개통한 전차용 철로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종로구 안국동 방향 철로와 효자동 쪽 철로가 광화문 월대 동·서편에서 와이(Y)자 형으로 만나 세종로 방향으로 연결된다.

철로는 돌과 콘크리트로 쌓은 기초 위에 70∼80cm 간격으로 침목을 놓은 후 설치됐다. 철로 아래 70cm 깊이에선 광화문 서편에 있던 삼군부 외행랑터와 의정부 외행랑터로 추정되는 적심 시설(건물 하중을 지지하는 돌) 21개가 발견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일제가 월대의 주요 시설물을 훼손하고 그 위에 철로를 깔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철로는 1966년 세종로 지하도가 생기면서 땅속에 묻혔다고 한다.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홈페이지(yeyak.seoul.go.kr)에서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발굴 현장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 프로그램은 회당 30명씩 하루 3회 운영하는데, 한 번에 30명까지만 가능하다. 30분간 해설사가 동행해 설명해주며 관람료는 무료다.

시 관계자는 “발굴된 문화재에 관심 있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보존과 정비 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