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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고향에서 클래식 즐겨볼까?

입력 | 2023-03-07 03:00:00

8월 ‘2023 여름 동아 클래식 투어’
유윤종 음악전문기자 동행 해설
이탈리아·오스트리아·스위스 3국 방문



이탈리아 베로나에 있는 고대 로마의 야외 원형경기장에서 오페라 공연이 열리고 있다. 맵헤드트래블 제공  


올 여름, 해외로 떠나기로 했다면 테마가 있는 여행은 어떨까.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지인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즐기는 오페라와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 축제가 우리를 기다린다. 8월 4∼14일 10박 11일의 일정으로 ‘2023 여름 동아 클래식 투어’가 열린다. 유윤종 동아일보 음악전문기자가 전 일정을 동행하며 친절하고 흥미로운 해설을 곁들인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여행의 첫날인 8월 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국적기(대한항공)에 탑승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이동한다. 밀라노에 도착하면 바로 전용 밴을 타고 북부의 베로나로 넘어가 하룻밤을 푹 쉰다.

다음날인 5일 오전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가르다 호수와 이를 품고 있는 그림 같은 마을인 시르미오네를 방문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소프라노 중 한 명인 마리아 칼라스가 그리스의 대부호와 불꽃같은 신혼을 즐겼다고 알려진 지역이다.

오후에는 베로나로 돌아와 ‘줄리엣의 집’을 비롯한 유명 관광지를 둘러본다. 이날 저녁에는 올해 100주년을 맞은 베로나 오페라 축제가 우리를 맞이한다. 고대 로마의 유적인 야외 원형경기장에서 자코모 푸치니가 남긴 역작 오페라 ‘토스카’를 감상한다. 소프라노에 소냐 욘체바, 테너에 비토리오 그리골로, 바리톤에 로만 부르덴코 등 황금 트리오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기적 같은 기회다.

여행 3일차인 6일에는 이탈리아 북부의 바사노델그라파로 간다.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와인 대신 전통 증류주인 ‘그라파’를 마시는데 바사노델그라파가 이것의 고향. 증류주 한 잔을 곁들이며 이 도시를 흐르는 브렌타 강에 놓인 중세 목조다리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어보는 건 어떨까.

7일에는 이탈리아의 알프스 지역인 돌로미티 산맥에서 트레킹을 즐기는 일정이 포함됐다. 유명 산장을 방문해 커피 한 잔을 즐기며 대자연의 일부가 되어 도시에서 겪었던 소란을 날려보자.


모차르트 고향서 즐기는 음악 축제
8일에는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동한다. 매년 여름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음악 축제 현장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최근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마에스트로인 테오도르 쿠렌치스와 그가 이끄는 신생 오케스트라 ‘유토피아’가 선보이는 모차르트 C단조 미사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다음날인 9일에는 산악 열차를 타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인 잘츠부르크의 샤프베르크 산에 오른다. 이날 저녁에는 잘츠부르크 극장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소프라노라는 평을 받는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출연하는 오페라 ‘오프레오와 유리디체’(상황에 따라 조르디 사발이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 6·7번 감상으로 변경될 수 있음)를 감상한다.


알프스의 백미 ‘마테호른’까지
여행 7일차인 10일에는 또 한 번 국경을 넘어 스위스의 루체른에 당도하게 된다. 다음날인 11일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루체른 근교의 필라투스산으로 향한다. 예수를 처형한 본디오 빌라도의 영혼이 이곳에 갇혀 있다는 전설이 있다. 빌라도를 라틴식으로 발음한 것이 필라투스. 바그너가 가족을 향한 사랑을 담아 ‘지크프리트 목가’를 창작한 장소인 트립셴 저택 같은 명소를 방문한다.

11일 저녁, 또 다른 음악 축제인 루체른 페스티벌의 개막 공연이 우리를 기다린다. 거장 마에스트로인 리카르도 샤이의 지휘 아래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만 모인 오케스트라가 100분간 황홀경을 선사한다.

12일에는 스위스 체르마트로 이동한 뒤 산악 열차를 타고 알프스 4대 봉우리 중 하나인 마테호른까지 간다. 운이 따르면 마테호른의 만년설이 태양빛을 받아 빛나는 절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13일에는 다시 이탈리아로 향한 뒤 긴 여정의 끝으로 마조레 호수를 감상하고 밀라노로 이동해 이곳 공항에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며 귀국길에 오른다.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