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관객을 겨냥한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뮤지컬 ‘다시, 봄’. 50대 여자 배우 7명이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최근 국내 공연계가 중장년층의 공감대에 맞춘 작품을 선보이며 ‘잠재적 큰손’인 4060대 모시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재 2030대 관객에 편중된 데서 벗어나 관객 저변을 넓히고, 공연시장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10월 서 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린 ‘어떤가요’. 1980년대 인기를 모았던 가수 이정석, 이치현, 이상우, 황규영 등이 합동 콘서트를 펼쳤다. 이날 공연은 전석이 매진됐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큰손’ 중장년층 눈높이 맞춘 공연 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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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트렌드는 4060대 중장년층 관객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부족한 상황과도 관련 이 깊다. 2030 젊은 관객들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 대다수인 시장의 ‘틈새’를 노린 전략이다. 실제로 중장년층의 공감대를 이끄는 작품의 경우 중장년층의 예매 비율이 상당하다. 6일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인생 황금기를 돌아보게 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전체 예매자 중 4050대 비율이 지역별로 40~60%대에 달했다. 뮤지컬 ‘맘마미아’와 ‘다시, 봄’ 역시 각각 40%, 58%씩 차지한다. 다음달 개막하는 뮤지컬 ‘데스노트’의 4050대 예매 비중이 약 17%, 5일 폐막한 ‘스위니토드’가 21%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공연계가 변화를 시도하는 건 관객 저변을 넓혀야 공연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중장년층은 과거 기성세대와 달리 공연 관람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경제력 역시 뒷받침되는 이들이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과거 베이비붐 세대 등과 비교해 문화예술을 다채롭게 향유해본 경험이 있어 공연 관람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다”며 “국내 공연계가 젊은 관객에만 편중된다면 전체 파이가 커지지 못하고 땅따먹기 싸움만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무용단 ‘시니어 즉흥춤 교실’에서 60대 이상 일반인들이 춤을 추고 있다. 3시간 동안 현대무용 동작 기초를 배우고 자기만의 안무도 해보는 시간이다.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중장년 참여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다양화
국내 공연시장이 본격 확장되던 1980~1990년대에 젊은 관객 또는 배우였던 이들이 지금 4060대가 된 것도 이같은 변화를 가능케 했다. 다음달 개막하는 ‘맘마미아’에는 50대 배우 송일국, 장현성 등이 합류해 중장년층 친근감을 높였다. 신시컴퍼니는 “19년 전 초연 당시엔 배우의 스펙트럼이 적어 3040대 배우들이 50대 배역을 연기했다”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중장년 눈높이에 맞는 배우들이 무대에 많이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극 ‘두 교황’에서 주역을 맡았던 배우 서인석이 지난해 9월 ‘아침마당’에 출연하자 이튿날 40대 이상 예매자가 출연 이전 평균대비 2.5배 급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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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