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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애를 담은 사진들[내가 만난 名문장/이지연]

입력 | 2023-03-06 03:00:00

이지연 문화기획자·‘케이트팜’ 대표


“나는 삶에 움직인다.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거니는 거리를 좋아한다. 나는 나를 숨기지 않지만, 또 아무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

―윌리 로니스 ‘그날들’ 중에서



윌리 로니스는 세계 3대 휴머니즘 사진가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로베르 두아노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주로 거리에서 일상 속의 사람들을 사진에 담았는데, 진정성이 담긴 그의 시선은 ‘지극히 평범함’을 ‘특별한 아름다움’으로 전환시켰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가 해맑은 표정으로 바게트를 들고 달리는 소년을 담은 ‘어린 파리지앵’(1953년)이다. 그의 글과 사진에는 지난날 어디쯤의 우리 모습이기도 했을 어떤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읽고 보는 내내 미소 짓게 된다.

그의 사진은 지금 시대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스마트폰을 손에 넣게 된 우리는 때론 사진작가보다 더 많은 사진을 찍기도 하며, ‘작품 같다’고 감탄하기도 한다. 내 ‘작품’을 굳이 전시회를 열지 않아도 마음껏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우리는 사진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저마다 손에 사진기(스마트폰)을 쥐게 되었다. 꾸며진 설정, 이미지 보정 앱, 해시태그나 멘션이 더 중요해진 것도 같다. 사진이 추억과 기록을 남기기도 하지만 자기 과시나 홍보·마케팅의 수단, 더 나아가 때론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사진을 어떻게 찍고 보관하며 다루어야 할까. 어떤 사진을 주로 찍는, 어떤 사람인가. 오래 사랑받는 사진 작품 너머에는 사람의 이야기, 따뜻한 인류애가 있다. 사진이 귀하던 시대에 로니스가 남긴 작품들은 여러 화두를 던지는 것 같다. 사진이 너무 흔해진 요즘,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부분들이다.


이지연 문화기획자·‘케이트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