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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경영권 분쟁 격화… 이성수 “이수만 역외탈세” 이수만 측 “사실무근”

입력 | 2023-02-17 03:00:00

이성수 “국내에 있는 개인회사처럼
홍콩에도 회사 설립 해외매출 떼가”
‘에스파 앨범’ 과도한 개입도 폭로
하이브 “사실일땐 홍콩社 계약 종결”



왼쪽부터 이수만, 이성수 SM 대표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를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성수 에스엠 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그룹 에스파의 앨범 제작에 이 전 총괄이 과도하게 개입해 발매가 취소되는 등 문제가 많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괄의 처조카다.

이 대표는 에스엠 대표 그룹인 NCT 127이 적힌 옷을 입고 16일 개인 유튜브 채널에 28분 분량의 ‘1차 성명 발표’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수만이 2019년 홍콩에 개인 회사인 CTP를 설립해 에스엠과 해외 레이블사 간 정산 전에 해외 음반 매출액의 6%를 먼저 가져가고 있다”며 “이는 역외탈세가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CTP를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했다. 라이크기획은 이 전 총괄의 국내 개인 회사로, 에스엠에서 프로듀싱 명목으로 매년 200억 원가량을 받아 논란이 됐다.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 지분 14.8%를 넘기며 ‘향후 3년간 해외에서만 프로듀싱할 수 있다’고 한 조항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하이브에 “CTP의 위법 요소를 알고도 묵인한 건가”라고 따졌다.

이 전 총괄이 강조하는 ‘나무 심기’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갑자기 나무 심기를 강조하고 페스티벌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 실제 어느 국가에서 부지 소유권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괄이 이른바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에스파의 컴백 곡 가사에 ‘1도라도 낮출’ ‘상생’ ‘나무 심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에스파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초기 가사에는 ‘나무 심기’라는 단어가 나와 에스파 멤버들이 속상해하고 울컥해했다”며 “단어를 빼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발매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벌어진 일도 폭로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은 아티스트·임직원에게 이수만이 필요하다고 선동하라고 했고, 이수만과 에스엠은 국내에서 임시 고문 계약을 맺자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해외 앨범과 아티스트 활동은 CTP와 계약하고, 이수만과 한국에서 제2의 프로듀싱 계약을 체결하라고 했다. 이수만 없는 회사의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2, 3월 음반 발매 시기를 늦춰 1분기(1∼3월) 실적을 낮추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100억 원을 들여서라도 주총 대응팀을 만들라고 했고, 주총 대응팀은 이수만이 돌아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했다.

이 대표는 ‘SM 제국의 황제 이수만’, ‘이수만 일가를 위해 희생당한 자회사들’ 등 14개 목차를 공개하며 “추가 발표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괄 측근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과 다르다. 모든 책임을 이 전 총괄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총괄은 “착한 조카인데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하이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전 총괄이 CTP를 소유하고 있고, CTP가 에스엠과 계약돼 있다는 내용은 전달받지 못했다”며 “사실이 확인되면 CTP와 에스엠 간 계약을 종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전 총괄과 관련된 활동이 에스엠과 직접 연계되지 않는다면 관여할 이유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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