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해상서 3명 구조… 한밤 수색 배 뒤쪽 침수 5분만에 갑자기 전복 1년 안된 배… 작년 11월 임시검사 尹대통령 “구조 총력” 4차례 지시
해경잠수부들 수색작업 해경 잠수부들이 5일 전남 신안군 대비치도 인근 해상에서 뒤집힌 어선 청보호 바닥 위에 올라 실종자 9명에 대한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구조된 선원은 “사고 당일 출발했을 때부터 선체가 기우는 등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고 말했다. 신안=뉴시스
●선내 침수 5분 만에 뒤집힌 청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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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보호 선장 이모 씨(52)와 기관장 김모 씨(65)를 포함해 선원 9명(한국인 7명, 베트남인 2명)은 실종됐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당시 구조된 3명은 배 앞부분에 있었고, 기관장 김 씨 등 3명은 기관실에서 물을 빼내고 있었으며, 나머지 6명은 선미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배가 선미부터 뒤집어졌는데 뒤쪽에 실려 있던 3000여 개의 통발 때문에 못 빠져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청보호 선미에서 물이 새기 시작한 후 5분여 만에 전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생존 선원들은 “선장 이 씨가 ‘바닷물이 터졌다’고 말한 후 물이 급격하게 차올랐다”고 증언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비상시 자동으로 펴지도록 설계된 구명보트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탑승자들은 대부분 구명조끼도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건조 1년 안 된 배… 임시검사 3개월 만에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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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기관실 배관 등 선체 결함에 의한 누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청보호 엔진 4개 주변에는 냉각 효과를 위해 75∼100mm 두께의 배관이 설치돼 있는데 이 배관이 선체 내부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에는 파도가 잔잔했고 바람도 세지 않았다고 한다. 조상래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명예교수는 “해수가 유입되는 밸브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면 서서히 물이 들어와 선원들이 잘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경은 청보호가 바다에 가라앉지 않도록 부유시설을 설치하고 구조대원 15명을 투입해 5일 늦은 시간까지 선체 내부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통발 등 어구와 어망이 시야를 방해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선박 34척, 항공기 8대를 투입해 인근 해역을 수색했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해경은 크레인선이 이날 밤 현장에 도착함에 따라 6일 오전부터 청보호를 인양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네 차례에 걸쳐 관계 부처 등에 “실종자 구조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목포=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