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발언 논란에…이강철 감독 “개인 의견일 뿐”

“개인 소견이고 선수들마다 생각이 있지 않겠나.”

이강철(KT 위즈)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성에 대한 추신수(SSG 랜더스)의 발언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이 감독은 최근 논란이 된 추신수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밝혔다.

이 감독은 담담한 목소리로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개인 의견을 말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이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추신수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인 ‘DKNET’에 출연, WBC 대표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 가운데 학교폭력 논란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두고 내놓은 발언이 큰 논란이 됐다.

추신수는 “안우진이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지만, 제3자로서 들리고 보이는 것만 보면 굉장히 안타깝다”며 “해외에 진출해 박찬호 선배 다음으로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다.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릴 때 잘못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뉘우치고 출장정지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나갈 수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우진은 지난해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의 성적을 내고 평균자책점·탈삼진(224)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휘문고 시절 저지른 학교폭력 문제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영구 박탈됐다.

WBC는 참가 주체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아닌 한국야구위원회(KBO)라 규정상 안우진 대표팀 선발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KBO 기술위원회와 대표팀 코치진은 고민 끝에 대표팀의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 안우진의 이름을 최종 명단에 넣지 않았다.

추신수는 대표팀 구성을 두고서도 “나라면 미래를 봤을 것이다.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봤다면 대표팀 명단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더딘 세대교체를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진 후 추신수는 곧바로 역풍을 맞았다. 대표팀이 모두 선발된 시점, 기술위원회가 오랜 고민 끝에 내놓은 명단을 두고 뒤늦게 낸 추신수의 ‘개인 의견’은 환영 받지 못했다. 오히려 학교폭력을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주며 거센 반발만 불러왔다.

대표팀을 이끄는 수장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이 감독은 말을 아낀 상황이다.

대신 이번 대회를 앞둔 각오에서 “정말 좋은 선수를 뽑았다”며 “좋은 선수들과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해서 월드컵 때 그런 열기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도록, 선수들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 잘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해 대표팀 선발에는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많이 성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인천공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