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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지지층 어디로… 김기현 “대세론 통해 흡수” 안철수 “출마 봉쇄 역풍”

입력 | 2023-01-26 03:00:00

나경원 불출마 선언… 與전대 2파전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위쪽 사진)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재활용센터에서 설 연휴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또 다른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같은 날 서울 여의도 170V 캠프 대회의실에서 열린 2030년 청년특보단 정책미팅에서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총선 승리 및 윤석열 정부 성공이라는 국민 염원을 실천하려는 자기희생이다. 경의를 표한다.” (김기현 의원)

“안타깝고 아쉽다. 나경원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안철수 의원)

25일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에 대해 당권 주자인 두 사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권에서는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의 이탈을 바라보는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다. 사실상 양자 대결로 좁혀진 당 대표 선거에서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표심이 어디로 갈지에 따라 당권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지원을 토대로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을 앞세워 승리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맞서 안 의원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 부정적인 일부 당원 표심을 흡수하고 수도권·중도 성향 유권자에 대한 소구력을 앞세운다는 계획이다. 양측 모두 결선투표 없이 3월 8일 승리를 확정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세부 전략의 방향은 완전히 다르게 짜고 있는 것.
● 金 “대통령 위해 결단 羅 표심 내게 올 것”
김 의원 측은 우선 대세론을 통해 나 전 의원 지지층을 흡수한다는 목표다. 친윤 의원들의 지지 등을 발판으로 상승세를 탄 여론조사를 앞세워 “안정된 당 운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적임자”를 강조하겠다는 것.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나 전 의원도 결국 대통령을 위해 결단을 한 것”이라며 “당원들은 그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 의중을 잘 아는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연대, 포용, 탕평을 뜻하는 ‘연포탕’을 앞세워 여권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게 김 의원의 복안이다.

여기에 김 의원 측은 ‘정통보수 연대’로 나 전 의원에게 손짓하고, 당원들에게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만큼 2003년 정계 입문 이후 국민의힘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자연스럽게 안 의원과의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것. 김 의원의 선거 캠프가 전당대회 선거 슬로건으로 “뚝심과 소신! 정통 보수를 지키는 이기는 후보 김기현”을 내세운 이유다. 김 의원 역시 최근 안 의원에 대해 “철새 정치”, “여기저기 기웃”이라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 安 “羅 출마 봉쇄 역풍, 표심 내게 올 것”
안 의원은 높은 대중 인지도 등을 토대로 “내년 총선 승리로 완벽한 정권 교체를 달성할 적임자”를 강조한다는 계산이다. 전당대회 선거 캐치프레이즈도 ‘총선 압승, 승리의 당 대표 안철수 170V’로 정했다. 집권 여당이 22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도권 탈환이 필수적인 만큼 수도권·중도 표심에 강점이 있는 안 의원이 170석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부산 출신인 안 의원은 정계 입문 뒤에는 서울 노원, 경기 성남 등 수도권 지역에만 출마해 당선됐다.

또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집중 공세를 펼친 일부 친윤 진영을 성토하는 당원 여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면서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봉쇄한 것인데, 이를 두고 당원들 사이에서 역풍이 상당히 불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당내에서 공천에 대한 공포 정치를 하는 게 김 의원”이라며 공세를 폈다.

다만 안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 단일화의 파트너”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가 오로지 당원 투표로만 승부가 나기 때문에 나 전 의원처럼 안 의원도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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