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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구하려다 포탄 맞아”…우크라 英봉사자 2명 사망

입력 | 2023-01-25 17:38:00

[키이우=AP/뉴시스]2022년 12월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사망한 아내의 시신 옆에서 한 남자가 비통해하고 있다. 2023.01.01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다가 실종된 영국인 2명이 할머니를 구하다가 포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 BBC, 스카이뉴스, 가디언 등 현지 매체는 25일(현지 시간) 외무부, 유족의 성명 등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실종된 것으로 보고된 영국인 크리스 패리(28)와 앤드류 백쇼(47)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패리와 백쇼는 차를 타고 여성 노인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포탄에 맞아 숨졌다.

패리와 백쇼는 그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주로 음식과 의약품을 전달하고 어르신을 돕는 인도주의적 활동을 해왔다. BBC에 따르면 페리는 특히 아이들을 돕고 싶어 우크라이나행을 결심했다. 그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지역에서 그들을 구할 수 있다는 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패리의 가족은 성명에서 “사회적 약자를 도운 그의 결정은 우리를 매우 자랑스럽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가족은 이어 “패리는 지난해 3월 가장 암울한 시기에 우크라이나로 가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왔다”며 “400명 이상의 생명과 버려진 동물들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은 “그가 얼마나 그리울지 말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는 영원히 우리 마음 속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백쇼의 가족도 “그는 개인적으로 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많은 생명을 구했다”며 “우리는 그가 한 일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가족은 이어 “그는 유전학 분야의 과학 연구원이었지만, 지난해 4월부터 우크라이나에서 구호 활동가로 일했다”며 “우리는 그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세계의 문명 국가들에게 이 부도덕한 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