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3.1.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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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화재가 연중행사예요. 작년에도 크게 났고요.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설 연휴를 앞두고 이렇게 돼서 더 속상하고 서러워요.”
20일 오전 발생한 구룡마을 화재 현장에서 만난 80대 주민 홍모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홍씨는 “여기는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또 불이 났다”며 “해마다 화재를 겪어야 하는 애환 속에 살고 있다”고 낙담했다.
이날 오전 8시50분쯤 구룡마을 입구에서는 불에 탄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가파른 골목을 따라 올라서자 마을회관 앞에 주민, 경찰, 군인, 구청직원, 취재진이 섞여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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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는 “누군가 연탄을 버리다가 불이 난 것 아니냐고 하더라”며 “어제 집집마다 기름을 나눠줬는데 거기로 불길이 옮겨 화재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는 집집마다 비닐, 판자가 있는데 그런 것으로 옮겨 붙고 바람까지 불면 순식간에 불길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화재 직후 대피상황도 전했다. 홍씨는 “불났다고 전화가 와 급하게 뛰쳐나왔다”며 “밖으로 뛰어나오고 보니 실제로 화재가 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극심한 구룡마을 일대는 극심한 교통정체를 보였다. 오전 8시40분쯤 구룡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평일 출근길에도 항상 차가 막히는 곳인데 불까지 났으니 오늘은 더 심하다”며 “명절 전날 차가 많이 나와 그런지 직진 신호가 나왔는데도 꼼짝을 안한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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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