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버지와 나이지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용최 씨의 100일 잔치 사진. 한복을 입고 있다. 이용최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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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완·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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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버지는 100일 잔치를 해준 뒤 한국으로 영영 떠났습니다.”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에 사는 한국계 사생아 이용최 씨(23)는 “아버지를 꼭 찾고 싶다”며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성인이 된 후 이름을 스스로 지었다. 한국인 아버지의 성에 인터넷에서 본 한글 ‘용’과 ‘최’를 붙였다. 너무 어릴 때 떠나버린 아버지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계라는 자신의 핏줄을 잊지 않고 싶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라이베리아 출신 한국계 사생아들의 ‘힘겨운 아빠 찾기’에 대해 7일 보도(“날 두고 간 한국인 아버지… 찾아도 ‘서류상 가족’ 슬픈 현실만”)한 이후 기자에게 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 씨처럼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가나 등 아프리카 곳곳에 있는 한국계 사생아들이 어떻게 하면 한국인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지 물어왔다. 극적으로 아버지를 만난 라이베리아계 혼혈 서관우 씨(35)의 사례가 기사를 통해 알려지자 그를 도왔던 세계한인법률가회에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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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도 2000년대 초 ‘자피노’(일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문제가 대두된 적이 있다. 이때 일본은 민관이 나섰다. 기업과 시민단체가 자피노에게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했다. 정부는 2008년 국적법을 개정해 자피노가 일본 국적을 쉽게 취득하도록 도왔다.
동아일보에 소개된 관우 씨는 친부를 찾아 가족관계증명서에도 올랐지만 높은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요구하는 귀화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4년째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 역시 이들이 친부를 찾았다면 국적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친부를 찾는 동안 한국에 머물 수 있도록 취업비자를 제공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씨는 기자와의 통화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의 나라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약 아버지를 만난다면 오랜 시간 바라보고 안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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