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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美 IT·가전전시회 CES 첫 참가… 미국 수출시장 공략

입력 | 2023-01-09 03:00:00

지역 전자가전 中企와 함께 참여
공동브랜드 ‘지엘’ 판로 확보 성과
공기청정기 생산 기업 벤텍프런티어
美기업과 1000만 달러 수출계약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광주 홍보관을 찾은 미국 바이어가 공기청정기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 호텔 2층,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 전시관. 76m² 면적의 광주 공동브랜드 홍보관 입구에 큼지막하게 파란색으로 쓰인 ‘광주’와 ‘KOREA GWANGJU GIEL’(한국 광주 지엘) 문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홍보관 개관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정무창 시의회 의장과 의원들, 박상철 호남대 총장, 기업인 등 광주 대표단 20여 명과 김영완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 에드워드 손 LA 세계한인무역협회장, 유정열 KOTRA 사장 등이 참석했다.

광주지역 중소기업 9곳에서 생산한 공기청정기, 살균기, 원적외선 히터, 무풍난풍기, 드론 등 27개 제품을 전시하는 홍보관은 하루 종일 붐볐다. 세계 각국 바이어들이 찾아와 제품 기능과 가격 등을 물어보며 관심을 나타냈다.

박철민 ㈜아이콘 대표는 이번 전시회에 개인용 공기청정·살균기, 젖병 소독기 등 9개 제품을 가지고 참여했다. 박 대표는 “홍콩에서 열리는 전자제품 전시회에 나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미주 시장은 처음”이라며 “CES에 참가해 미주 시장 문을 두드릴 기회를 준 광주시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CES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해 해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스마트 가전,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 기술을 홍보하는 전시회다. CES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와 함께 세계 양대 가전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는 5일부터 8일까지 세계 3500여 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에서는 550개 업체가 참여했다.

광주시는 지역 전자가전 중소기업과 함께 CES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홍보관에 사용된 ‘지엘’은 광주시가 2018년 지역 중소 가전제품의 판로를 넓히기 위해 만든 공동 브랜드다.

광주시가 지역 중소 가전제품 홍보와 판매에 공들이는 이유는 광주 가전사업 연간 매출액(6조9000억 원)이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높기 때문. 가전산업은 전체 지역 제조업 매출액의 20.7%를 차지한다. 지역 가전기업 수는 356개로, 종사자는 1만7000여 명이다.

광주 가전산업은 1946년 ㈜호남전기가 가전용 건전지를 개발하면서 시작됐고 1989년 광주전자, 1999년 광주삼성전자가 설립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2010년 일부 가전 생산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지엘 브랜드 개발, 프리미엄 가전제품·공기산업 생산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공기청정·살균기 등을 생산하는 공기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황사·미세먼지 증가 등으로 판매가 늘면서 가전산업의 주력이 됐다.

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은 “공기산업은 2018년 지역 11대 대표산업에 포함됐으며 AI 등이 결합한 혁신 기술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엘 기업들은 이번 CES를 통해 미주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뛰어난 살균 효과와 공기흡입력으로 성능을 인정받은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벤텍프런티어는 미국 기업과 1000만 달러 수출 계약을 맺었다. 기윤종 벤텍프런티어 대표는 “미주 시장 진출을 위해 1년 동안 공들였다”며 “CES 참여로 미국 시장 수출이라는 첫 결실을 맺었고 수출 상담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