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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휴일 본회의 열어 李해임안 처리… 대통령실 “이재명 방탄”

입력 | 2022-12-12 03:00:00

‘이상민 해임안’ 여야 일요일 충돌




“해임건의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정신을 결코 부정하고, 무시하지 말기를 강력히 요청한다.”(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해임건의안을 남발해 헌법상 권한을 희화화하고 사문화시키는 것이다. 조자룡 헌 칼 쓰듯 돼선 안 된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1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민주당 등 야당의 국회 본회의 단독 처리 후 여야 원내대표는 각각 기자들과 만나 180도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임 건의를 수용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해임건의안이 거부될 경우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상태. 예산안 처리가 시급한 연말 국회에서 여야의 충돌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 이례적 ‘공휴일 오전 본회의’ 처리
이 장관 해임건의안은 이날 오전 ‘원 포인트 공휴일 본회의’를 통해 국회를 통과했다. 일요일인 이날 본회의의 안건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 한 건이었다.

與, 국회의장실 앞에서 항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데 항의하며 김진표 국회의장실 앞에서 항의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장관 해임 건의안에 반대하며 표결 전 집단 퇴장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본회의는 시작부터 소란스러웠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방탄 NO 진상규명 YES’, ‘대선불복 국정마비 시도’ 등 손팻말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 방탄”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게 뭡니까”라는 고성과 항의가 터져 나왔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개의를 선언하려 하자 국민의힘에서 즉각 이의를 제기했지만, 김 의장은 ‘공휴일 본회의 개의에 관한 안건’을 상정해 전자투표에 부쳤다. 이는 재석 281명 중 찬성 180명, 반대 101명으로 가결됐다.

일요일에 본회의가 열린 것은 올 5월 29일 추가경정예산안 및 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가 여야 합의로 개최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앞서 김 의장은 전날 저녁 여야 원내대표를 30분 동안 함께 만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15일로 못 박는 한편으로 11일 본회의를 열고 해임건의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의사 진행 발언에 나선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절대 다수당으로서 힘 자랑, 근육 자랑을 계속 하고 있는데 여러분 그러다가 근육이 터진다”며 “새로운 정부가 하고자 하는 것을 발목 잡기를 넘어서 발목 꺾기 하겠다는 것 자체가 대선 불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송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이상민 방탄” “이상민이 지킬 사람이냐” 등 고성을 질렀다.

송 의원의 발언 직후 해임건의안이 상정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본회의장 바로 앞에 있는 로텐더홀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었다.

野지도부 ‘이상민 해임건의안’ 투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두고 투표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이 의결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회 재적 의원(현재 299명) 과반(150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되는 해임건의안은 이날 183명이 참여해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처리됐다. 민주당 의원 169명, 정의당 6명 전원과,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홍걸 민형배 윤미향 양정숙,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표결에 나섰다. 국민의힘에선 권은희 의원만이 본회의장에 남아 표결에 참여했다. 해임건의안은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 민주당, 국조 후 탄핵안 제출도 검토 중
대통령실은 정부 출범 7개월 만에 9월 박진 외교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을 두고 “이재명 방탄”이라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정조사는 국정조사대로 추진해놓고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는 건 모든 사안을 쪼개고 정치 전략화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정치를 그렇게 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별도의 입장이 아직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여야가 국정조사까지 합의한 상황에서 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는 취지와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정조사를 민주당이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내비친 것 아니냐”며 “예산안을 볼모로 잡고, 임시국회를 시작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 국회로 12월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일단 (해임건의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으니 지켜보자”며 탄핵안 카드를 꺼낼 가능성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국정조사 후 탄핵안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도 해임건의안과 마찬가지로 재적 의원 3분의 1(100명) 이상의 발의에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169석의 민주당으로서는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 가결에 물리적 제약은 없는 것. 다만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이 국회에서 통과된 사례는 역대 단 한 번도 없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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