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착용 거부’ 동영상 올린 이란 배우 체포…“마지막 영상 될 수도”

 이란에서 반 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 당국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벗는 동영상을 올린 유명 여배우를 체포했다고 AF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은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이란 배우 헹가메 가지아니(52)가 시위를 선동 및 지지하고 야당 언론과 소통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가지아니는 지난 19일 밤 “이것이 내 마지막 게시물이 될 수 있다”며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그는 “지금 이 순간부터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항상 그렇듯이 내가 숨을 거둘 때까지 이란인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지아니는 이미 사법부에 의해 소환됐다고 밝히면서 히잡을 벗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쇼핑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서 가지아니는 아무 말 없이 맨머리로 카메라를 응시한 뒤 몸을 돌려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가지아니는 지난 주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에서 이란 정부가 반 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50명이 넘는 아이들을 살해했다며 “아동 살해범” 정부라고 비판했다.

이란 사법부 관련 매체 미잔에 따르면 가지아니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도발적인 영상으로 검찰에 소환된 8명의 유명 인사 중 한 명이다.

쿠르드계 이란인 마흐사 아미니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된 반 정부 시위가 세 달째 계속 되면서 이란 정부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면서 서방 국가들이 이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