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수사] 檢 ‘정진상 영장-김용 공소장’에 ‘이재명’ 이름 총 159차례 등장 민간업자 원하는 대로 개발 대가… 선거자금 받고 ‘700억 뇌물’ 약속”
대장동 전경.
○ 성남도개공 설립으로 유착 시작
남 변호사는 2012년 2월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을 통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소개받았는데,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공약 중 하나인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추진을 맡게 된 유 전 직무대리는 남 변호사에게 공사 설립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결국 2013년 2월 최 전 의장은 위법 논란을 무릅쓰며 거수투표를 통해 공사 설립안을 통과시켰고, 유 전 직무대리는 공사 기획본부장이 됐다. 이후 유 전 직무대리는 “대장동 사업은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약속하며 같은 해 4월부터 8월까지 남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3억52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위례사업 공모 이틀 전 낙점…선거자금 받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 무렵 유 전 직무대리는 남 변호사에게 “부동산 개발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의 재선이 중요하다”며 선거 지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위례신도시 사업 시공사인 호반건설에서 조성한 비자금 4억 원을 분양대행업체 A사를 통해 건네받은 뒤 화천대유자산관리 김만배 씨를 거쳐 유 전 직무대리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이 돈 중 1억 원을 김 부원장에게, 5000만 원을 정 실장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대표 재선 직후인 2014년 6월 정진상-김용-유동규-김만배 등 4명이 의형제를 맺기로 했다는 내용도 김 부원장 공소장에 적시했다.
○ 4000억 원대 대장동 수익 몰아주고 700억 원 뇌물
검찰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실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대신 김 씨는 2015년 정 실장에게 “너네 지분이 30%가 되니 필요할 때 쓰라”고 말했고 측근 3인방 몫의 지분은 최종적으로 24.5%인 700억 원으로 책정됐다고 한다. 이후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준비가 본격화된 2020년 10월부터 정 실장 등은 김 씨에게 20억 원을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김 씨는 차일피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2021년 2월 김 부원장은 유 전 직무대리와 협의해 남 변호사로부터 돈을 받기로 하고 같은 해 4∼8월 6억 원을 받았다는 게 검찰이 파악한 내용이다. 하지만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은 일체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 중 정 실장을 불러 1억4000만 원 수수 혐의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정 실장 신병처리가 끝나는 대로 검찰은 이 대표의 배임 등 혐의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