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첫 드라마 ‘욘더’ 연출
첫 드라마 ‘욘더’를 선보인 이준익 감독. 그는 25일 인터뷰에서 “이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들이 삶과 죽음에 대해 반추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빙 제공
광고 로드중
“영화는 반응이 화끈하죠. 영화가 안 좋으면 화살이 마구, 이만큼 날아오잖아요. 그런데 이건 영화가 아니니까 지금도 반응을 잘 모르겠어요.”(웃음)
천만 영화 ‘왕의 남자’(2005년) 등을 연출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은 이준익 감독은 드라마 데뷔작 ‘욘더’가 공개된 이후 다소 긴장한 기색이었다. ‘욘더’는 14일과 21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6화가 모두 공개된 드라마다. 25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내년 상반기 이 드라마가 글로벌 OTT의 파라마운트+를 통해 세계에 공개되는 것을 언급하며 “망신만 당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욘더’의 한 장면. 티빙 제공
광고 로드중
드라마는 메타버스에서 아바타 형태로 존재하며 불멸하는 것이 과연 행복한 것인지 존재론적인 질문을 수차례 던진다. 이 감독은 “이 드라마는 자극적이고 장르적 긴장감을 주는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세이빙(saving)타임용”이라며 “영원한 것은 과연 아름다운 것인가를 고찰하며 소멸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스스로의 내면과 만날 수 있게 하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항상 아름다운 만남을 꿈꾸지만 아름다운 이별은 외면하죠. 인간의 삶이 더 숭고해지려면 아름다운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첫 드라마 도전으로 2시간 안팎으로 제한되는 영화 러닝타임의 압박을 처음 벗어났다. 그는 “영화는 2시간 안에 압축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다”며 “이번엔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삶과 죽음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침착하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