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업체의 절반 가까이가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또 5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그동안 중국 증시에 초대형 호재로 작용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 주석의 3연임을 기점으로 중국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45%가 이익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업체의 20%는 최근 시세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등 재고 자산 평가액을 재조정할 경우 파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집값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국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지난달 중국 부동산 업계의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국영 개발업체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IMF는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선분양을 통해 아파트 등 주택 매수자들로부터 분양대금을 먼저 받고 이 돈으로 공사를 진행하는데, 대출이 어려워지고 분양대금 수입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경색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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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중국공산당 당대회 때는 새로운 개발 계획이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이 나왔기 때문에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미국이나 대만 문제도 강경 일변도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8억7500만 달러(약 1조2622억 원)어치 중국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탈출 러시’가 시작됐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