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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음향기기의 강자 노이만, 1인 미디어 시장도 노린다

입력 | 2022-09-30 20:54:00


독일에 본사를 둔 오디오 전문 기업 젠하이저(Sennheiser)가 자회사 ‘노이만(NEUMANN)’을 앞세워 국내 전문가용 오디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30일, 젠하이저코리아는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노이만 스튜디오’에서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2022 노이만 신제품 설명회’를 진행했다.

젠하이저코리아 이종석 상무 (출처=IT동아)



노이만은 1927년에 설립되어 90여년의 역사를 가진 오디오 기기 전문 브랜드로, 특히 방송 및 공연, 콘텐츠 제작용 등으로 쓰이는 마이크와 모니터 스피커(청취용 스피커)가 주력 제품이다. 최근에는 헤드폰 제품을 출시하는 등 영역을 차츰 넓히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젠하이저코리아 이종석 상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디오 레코딩 시장은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고 전했다. 특히 유튜브, 팟케스트 등의 1인미디어, 그리고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관련 전문가용 오디오 기기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며, 덕분에 한층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특히 노이만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전 대비 매출이 2배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 출시된 오픈백 구조의 스튜디오 헤드폰, 노이만 ‘NDH30’ (출처=IT동아)



이날 가장 먼저 소개된 노이만의 신제품은 스튜디오 헤드폰인 ‘NDH30’이다. 노이만이 이전에 출시했던 NDH20은 헤드폰 바깥쪽이 막힌 ‘클로즈드백’ 구조의 제품이었으나 이번 NDH30은 개방 구조의 ‘오픈백’ 구조를 갖췄다.

덕분에 상황에 따라 내부가 신축적으로 움직이므로 한층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일부 소리가 빠져나가는 단점은 있지만 전반적인 소리가 맑고 섬세한 특성이 있다고 젠하이저코리아의 김태한 이사는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헤드폰과 케이블을 연결하는 플러그 부위도 신경을 썼다. 좌우 채널 신호 전달부에 그라운드(접지)를 따로 두는 등 전반적인 개선 작업을 통해 한층 깊이감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NDH30에 적용된 이 케이블은 NDH20에도 호환된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헤드폰을 착용하고 작업을 이어가야 하는 사운드 엔지니어의 특성을 고려, 편안한 착용감을 구현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리고 사운드 엔지니어가 정확하게 소리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모니터 스피커와 헤드폰에서 출력되는 소리의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1951년 제품의 복각형인 노이만 ‘M 49 V’ 마이크를 소개하는 젠하이저 코리아 김태한 이사 (출처=IT동아)



한편, 최근 노이만이 과거의 ‘명기’를 복각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날 소개된 ‘M 49 V’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는 1951년에 첫 출시된 스튜디오용 튜브(진공관) 마이크로, 노이만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제품이다. 단종된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를 활용하는 스튜디오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 제품인데, 과거의 ‘전설’을 부활시킨다는 의미에서 노이만은 다시 태어난 M 49 V를 출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M 49 V는 독일 현지의 장인이 직접 수작업으로 생산하며, 각 생산 단계마다 담당 장인이 서명을 할 정도로 섬세하게 제작된다. 이 때문에 한 달에 불과 25개만 생산 가능하다. 특히 마이크 본체를 지지하는 서스펜션까지 장인이 직접 다듬어 만드는 등, 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세한 진동까지 잡아냈다고 김태한 이사는 강조했다.

다양한 악기에 붙여 쓸 수 있는 노이만의 ‘MCM’ 미니어처 클립 마이크 (출처=IT동아)



각종 악기에 직접 붙여서 쓰는 ‘MCM’ 미니어처 클립 마이크도 이날 소개되었다. 기존 시장에서 널리 이용하던 타사 제품 대비 자연스러운 소리, 높은 내구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타, 첼로 바이올린, 그랜드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에 부착 가능한 액세서리를 제공하며, 타사 제품과 달리 캡슐 부분을 티타늄으로 제작해 튼튼하다. 또한 캡슐 부분만 새로 교체가 가능하므로 기존의 타사 제품대비 오래 쓸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김태한 이사는 밝혔다.

노이만 ‘KH 150’ 모니터 스피커도 이날 소개되었다 (출처=IT동아)



그 외에 모니터 스피커인 ‘KH 150’도 이날 소개되었다. 이는 기존의 KH 120과 KH 310 사이에 위치한 제품으로, 정확한 사운드 구현을 통해 스튜디오 작업을 돕는다. 특히 내장된 DSP를 통해 제품이 설치된 공간의 잔향을 분석, 해당 공간에 최적화된 사운드로 자동 조정되는 캘리브레이션 기능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새로 출시한 노이만 NDH30 스튜디오 헤드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연 코너도 마련되었다. 이곳에서 체험한 노이만 NDH30의 사운드는 흔히 이용하는 일반 헤드폰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일반 헤드폰이 각종 꾸밈을 통해 듣기 좋게 가공한 소리를 들려준다면, 노이만 NDH30의 소리는 원본 소스의 소리를 아무런 변형이나 왜곡없이 사용자의 귀로 전달한다는 느낌이다.

노이만 NDH30 헤드폰의 사운드를 체험하고 있는 참석자 (출처=IT동아)



이는 스튜디오용 헤드폰의 특징이기도 하다. 단순히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가 아닌, 원음을 충실하게 재현한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왜곡이나 과장 없는 콘텐츠의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이만 NDH30는 100만원 전후의 고가 헤드폰이다. 단순히 듣기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음악 감상용 헤드폰을 맞는다면 이 제품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려고 하는 전문가, 왜곡이나 변형 없는 순수한 원음을 추구하는 사용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