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외에도 프랑스 스웨덴 헝가리 등 유럽 곳곳에서 극우 세력이 맹위를 떨치면서 유럽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치솟자 양극화에 지친 서민층을 중심으로 반(反)난민, 반유럽연합(EU)을 외치는 극우세력에 표심이 쏠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구 1030만 명의 스웨덴인 중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의 비율은 20%다. 20년 전 10%보다 배가 늘었다. 스웨덴은 독일에 이어 시리아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서유럽 국가로도 꼽힌다. 이후 저학력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이민자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는 정서가 퍼졌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마리 르펜
2010년부터 집권 중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59)도 대표적 극우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유럽인과 비(非)유럽인이 섞인 국가는 국가도 아니다”라며 극단적인 인종주의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워 EU 차원의 러시아 제재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9년 스페인 총선에서도 극우정당 ‘복스’가 집권 중도좌파 사회당, 중도우파 국민당에 이은 제3당으로 약진했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도 2017년 총선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AfD 소속 군나르 벡 의원은 미 CNN에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유럽공동체주의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닉 치즈먼 교수 영국 버밍엄대 교수(정치학)는 “식품 및 연료값 상승, 불평등 증가, 계층이동 감소, 이민 등이 사람들에게 절망을 심어주고 있다”며 극우 지도자들이 이를 쉽게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