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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전주환 ‘원망’ 때문에 살해? 자기방어…‘앙심’ 때문”

입력 | 2022-09-22 08:42:00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철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전주환은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 A씨(28)를 흉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특정강력범죄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전씨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신당역 스토킹 살해범’ 전주환(31·구속)이 피해자에 대한 ‘원망’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데 대해 “(원망이 아닌) ‘앙심’에 의해서 살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2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전주환이) 의지를 가지고, 아주 냉철한 판단으로 ‘앙심’을 품고 사람을 죽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주환은 조사에서 동료인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의 고소로 재판을 받던 중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하자 ‘원망’에 사무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전주환의 진술에 대해 “(전주환이 피해자를) 2018년부터 쫓아다녔는데, (피해자가 전주환을) 스토킹으로 신고했다. (전주환이) 이 사건이 일어나는 2022년 사이에 있었던 모든 것에 대해 ‘앙심’을 가지고 대응을 했는데, 그걸 갑자기 재판과 연관된 ‘원망’만으로 축소해 동기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피의자의 자기 방어적 진술”이라며 “(이러한 전주환의 진술 때문에) 이걸 구애 행위의 연장선으로 계속 보는 분들이 계시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전주환이 취재진 앞에서 사과한 데 대해선 “진정성이 좀 없어 보였다”고 했다. 이 교수는 “속빈 강정 같은 느낌”이라며 “피해자한테 죄송해야 되는 상황이지 않느냐. 그런데 ‘지금 이야기하는 게 유감이다’, ‘그냥 이 사건 전체가 다 유감이다, 내 입장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전주환이 ‘미친 짓을 한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선 “자기 입장에서의 회한”이라며 “언론을 대하는 태도나 노려보는 눈빛이나 이게 죄책감을 느끼고, 정말 회개하는 자의 모습인지 궁금증이 든다”라고 말했다.

전주환. 사진공동취재단

전주환은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이달 14일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경찰은 전주환을 형법상 살인 혐의로 구속했지만, 보강수사 과정에서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나 특가법상 보복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전주환은 경찰 조사에서 “재판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 너(그녀)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결심공판) 이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