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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인들 英여왕 분향소에 장사진…사실상 반중 시위

입력 | 2022-09-15 16:59:00


홍콩인들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에 깊을 애도를 표하고 있는 것은 베이징에 대한 실망 때문이며, 사실상 반시진핑 시위라고 영국 BBC가 15일 보도했다.

홍콩인들은 홍콩의 영국 영사관 앞에 설치된 추모 공간에서 수 시간을 기다리며 영여왕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시민들은 꽃을 헌화하는 것은 물론 영 여왕의 사진을 들고 나오고 있다.

◇ “여왕 참배하기 위해 4시간 줄섰다” : 한 참배자는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4시간 정도 줄을 섰다”고 말했다.

한 부모는 7개월 된 딸을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 잭으로 감쌌다.

이는 다른 영연방 국가와는 사뭇 대조되는 반응이다. 캐나다 등 일부 영연방 국가는 이번 기회에 군주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영 여왕의 서거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홍콩은 다르다. 여왕의 서거에 진심어린 애도를 표하고 있다. 이전에 홍콩인들은 영 여왕에 대한 충성심이 거의 없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 홍콩인들 “중국에 반환되기 전이 좋았다” : 이는 베이징이 향후 50년 간 일국양제를 약속해 놓고 이를 어기고 홍콩을 완전 장악해 자유로웠던 옛 시절이 그립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BBC는 분석했다.

현재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전 홍콩 의원 테드 후이는 “홍콩인들이 돌아가신 지도자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통치할 당시 홍콩 경제가 좋았고, 교육과 의료시스템이 개선됐으며, 홍콩인들은 법치를 만끽했다”며 “홍콩인들이 옛 시절이 좋았음을 이제야 깨달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은 “홍콩이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인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홍콩은 매우 평화로웠다”며 “당시가 홍콩의 전성기였다”고 회고했다.

◇ 사실상의 반시진핑 시위 : 어떤 사람들에게는 여왕을 기리는 것이 홍콩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인 것 같다.

베이징의 전면적인 국가보안법 실시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홍콩에서는 사람이 모이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영 여왕 서거를 계기로 사람이 모이고 있다.

자신의 애완견 코기에 유니온 잭이 그려진 옷을 입혀 추모식장에 나온 한 시민은 “영 여왕에 대한 애도가 시진핑을 반대하는 정치적 표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인들이 영 여왕을 추모하면서 시진핑 주석에게 경고장을 날리고 있는 것 같다고 BBC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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