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함, 中의 봉쇄훈련이후 첫 진입 中 “어떤 도발도 좌절시킬 것” 경고
미국 해군이 미사일 순양함 챈슬러즈빌(CG-62)이 28일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달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중국이 내내 대만 봉쇄 군사 훈련을 펼치자 미 군함 역시 이날 처음으로 대만해협에 진입해 양국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해군의 미사일 순양함 두 척이 28일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중국은 2, 3일 양일간 이뤄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이후 내내 대대적인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벌였다. 실탄 사격까지 포함된 이 군사훈련이 실시된 후 미 군함이 대만해협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대만해협을 자국 수역화하려는 중국과 “대만 해협은 국제 수역”이라고 거부하는 미국 사이의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은 이날 “미사일 순양함 앤티텀(CG-54), 챈슬러즈빌(CG-62) 두 척이 대만해협 국제수역에서 작전 수행 중”이라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만들기 위한 미국의 의지, 국제법상 허용된 곳 어디서든 미국이 비행하고 항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미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함정이 대만해협을 지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 작전은 중국 군함과 군용기가 지속적으로 중국과 대만 간 실질적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으면서 중간선을 무력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대만해협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동부전구는 미군의 대만해협 항해에 대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어떠한 도발도 좌절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이후 대만 해상 사방에서 탄도미사일, 장거리 로켓포를 발사하는 등 실탄 사격 훈련을 계속했다. 미 순양함의 대만해협 통과 이틀 전인 26일에도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군용기 35대와 군함 8척을 동원해 대만해협 중간선에 대한 무력화 시도를 이어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