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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정부 문체부, 北도발에도 대북 예산 2배로 늘려

입력 | 2022-08-17 14:15:00

2020년 ‘서해 피살’-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도
이듬해 남북체육교류사업 등 26억원 편성




문재인 정부 시절 문화체육관광부가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 공무원 피격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도 이듬해 대북 관련 예산을 2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이 이어지면서 문체부의 2021년 대북 관련 예산 집행율은 0.19%에 불과했다. 여권에서는 “못 쓸 게 뻔한 대북 구애 예산을 무리하게 늘려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17일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2021년 남북교류사업 예산으로 총 26억2300만 원을 편성했다. 2020년(14억6000만 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 특히 남북체육교류 예산이 2020년 9억8300만 원에서 2021년 21억9600만 원으로 대폭 늘었다. 남북 장애인스포츠 교류(4억5700만 원→4억700만 원)와 남북 종교지도자 교류(2000만 원→2000만 원) 예산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문체부가 2020년 대북 도발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에도 이듬해 2배 가까이 늘려 편성한 예산은 실제로 거의 쓰이지 않고 고스란히 불용 처리됐다. 2021년 남북체육교류 예산 집행율은 0.1%(21억9600만 원 중 300만 원)에 불과했고 남북 장애인스포츠 교류 예산도 0.5%(4억700만 원 중 200만 원) 집행에 그쳤다. 남북 종교지도자 교류 예산은 아예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

문체부의 대북 관련 예산은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실무부서에서 집행한다. 김 의원실은 “2020년에 이미 남북관계가 경색돼 남북체육교류가 전무했으니 예산을 쓸 거라 기대할 수 없던 상황”이라며 “그나마 사용된 예산은 신규 임원 위촉이나 향후 계획 발표 등 행사비와 회의비로 쓰인 것”이라고 했다.

문체부는 최근 3년 동안 매년 남북교류예산을 편성했다가 사용하지 못 해 불용 처리해왔다. 2019~2021년 편성한 남북교류예산 62억 3400만 원 중 실제 집행된 예산은 2.7%(1억7000만 원)에 불과했다. 규모가 가장 큰 남북체육교류 예산은 2019년 9%, 2020년 0.2%, 2021년 0.1% 집행에 그쳤다. 남북 장애인스포츠 교류는 2019년 2.6%, 2020년 0.7%, 2021년 0.5% 집행에 불과했고 남북 종교지도자 교류 예산은 3년 동안 집행액이 ‘0원’이었다.

문체부의 대북 관련 예산처럼 국회에서 편성됐지만 실제 쓰지 못한 예산은 국고로 반납된다. 김 의원은 “해당 연도에 다른 필요한 곳에 쓰였어야 할 세금을 문체부가 대북 구애 예산으로 묶어두는 행태를 반복해온 것”이라며 “혈세의 반복적 불용은 납세자에 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