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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포대 백곰, 맥주 캐릭터로 성공할 줄은…”

입력 | 2022-07-15 03:00:00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2’ 개막
104개 기업 참가해 17일까지 열려… 유망 캐릭터 발굴에 50개 팀 도전
관련산업 연매출 12조 넘게 성장… 협업 통한 캐릭터 굿즈도 사랑받아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2’에 참석한 아이들이 ‘브이(V)’자를 그리며 캐릭터 분장을 한 진행요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위 사진). 애니메이션 캐릭터 완구가 전시된 부스에선 어린이들이 직접 장난감을 이용해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제조업 회사가 곰 한 마리 덕분에 2030세대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됐습니다.”

밀가루 제조 회사로 유명한 대한제분은 최근 몇 년 새 MZ세대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2’에 참석한 김익규 대한제분 마케팅본부장은 그 비결로 기업 캐릭터 백곰 ‘표곰이’를 꼽았다.

대한제분은 2018년부터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표곰이 캐릭터를 입힌 옷, 맥주, 팝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레트로 열풍을 타며 표곰이 캐릭터는 MZ세대를 끌어안았고,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맥주와 협업한 ‘곰표 밀맥주’는 지난해 편의점 맥주시장 기준 월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캐릭터 하나로 기업의 이미지가 바뀔 만큼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캐릭터산업 매출액은 2016년 11조661억 원에서 2020년 12조2180억 원으로 연평균 2.5%씩 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캐릭터 IP 기업 161개가 참여했다. 뽀로로와 잔망루피를 만든 아이코닉스, 브레드이발소를 만든 몬스터스튜디오 등 대표적인 캐릭터 IP 기업 부스들을 비롯해 신진 작가 기획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IP 협업 전시 기획관 등이 차려졌다. IP의 잠재력과 사업적 가치를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캐릭터 굿즈를 선보인 기획관은 젊은 관람객들의 방문으로 붐볐다. 롯데홈쇼핑의 분홍색 곰 캐릭터 ‘벨리곰’ 티셔츠와 컵, NC소프트의 분홍색 너구리 캐릭터 ‘도구리’와 편의점이 협업해 만든 과자와 음료수 등이 전시된 진열대 앞에선 사진 촬영을 하는 학생 무리들이 눈에 띄었다.

신진작가 캐릭터 전시 부스인 ‘루키 프로젝트’에선 약 50개 팀이 참가해 제2의 표곰이를 꿈꾸는 유망주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지난해 버터 ‘루이’ 캐릭터로 현장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이진아 작가는 올해 루이에 이어 베이컨 캐릭터 ‘베이’, 식빵 캐릭터 ‘브레디’ 등 새로운 캐릭터도 개발해 ‘브런치 친구들’로 캐릭터 세계관을 확장했다. 이 작가는 “캐릭터 작가들은 초반에 캐릭터를 어떻게 알릴지 막막해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루키 프로젝트’는 무료로 캐릭터를 선보이고 알릴 수 있는 기회다. 각종 굿즈 제작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등 캐릭터의 사업화 방향에 대한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기존의 물건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체험관은 ‘팬슈머’(Fansumer·팬과 소비자의 합성어) 활동을 중요시하는 MZ세대 참관객을 타깃으로 했다. 집에 방치돼 있던 인형을 기부하거나, 병뚜껑을 활용해 직접 현장에서 키링을 만드는 캠페인이 진행된다. 행사는 17일까지 열린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