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바다 계곡… 강원의 여름이 부른다] 천혜의 경관 품은 인제
국내 람사르습지 1호인 인제군 대암산 용늪. 인제군 제공
강원 인제군은 설악산과 내린천 등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하지만 대암산 용늪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아직 용늪을 방문하지 못했다면 올여름 용늪 생태탐방을 고려해 볼 만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용늪 생태탐방이 중단된 지 2년 만에 7일부터 탐방이 재개됐다.
대암산 용늪은 국내 람사르습지 1호다. 람사르습지는 생물 지리학적 특징이 있거나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으로 ‘람사르 협약’에 의해 지정된다. 람사르 협약은 1971년 이란의 한 도시인 람사르에서 체결되었다.
용늪은 물이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늪지다. 용이 살고 있고,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해 붙여진 이름이다. 대암산 남쪽 사면의 해발 1280m에 있는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으로 생태·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용늪 생태탐방 코스는 2종류다. 가아리 코스는 대암산 정상에서 출발해 3시간이 걸리는 단기 코스로 1일 1회 20명으로 탐방객 수를 제한한다. 서화리 코스는 6시간가량 소요되며 1일 3회 운영된다. 회당 탐방 가능 인원은 40∼50명이다.
인제읍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명성은 오래전부터 유명하다. 이곳은 원래 소나무숲이었지만 솔잎혹파리 피해로 벌채한 뒤 1989년부터 자작나무 70만여 그루를 심어 조성했다. 자작나무숲은 하얀 나무에 풍성한 나뭇잎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봄과 여름에는 푸르른 신선함을, 가을엔 울긋불긋한 단풍을, 겨울엔 하얀 눈 모자를 쓴 듯한 자작나무를 만날 수 있다. 자작나무의 꽃말은 ‘당신을 기다립니다’라고 한다. 마치 하얀 자태를 뽐내며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자작나무숲의 청정함을 유지하기 위해 입산시기와 시간을 제한하고 있으니 방문 희망자들은 산림청 홈페이지를 확인해야 한다.
한용운의 ‘백담사 사적기’에 따르면 백담사는 647년 신라 28대 진덕여왕 원년에 자장율사가 설악산 한계리에 한계사로 창건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운흥사, 심원사, 선구사, 영취사로 불리다가 1783년 백담사로 개칭됐다.
백담사에는 법당, 법화실, 나한전, 관음전, 산신각 등 기존 건물 외에 한용운 선생의 문학사상과 불교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만해기념관, 만해교육관, 만해연구관, 만해수련원, 만해도서관 등이 있다.
인제의 정적인 정취를 느꼈다면 내린천에서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래프팅을 해 볼 만하다. 8km 거리를 거센 급류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무더위와 근심은 말끔히 사라지고 흥겨움과 탄성만 나온다. 또 일행과 함께라면 우정과 낭만, 모험심을 공유할 수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