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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공직자 인사검증 맡는다

입력 | 2022-05-25 03:00:00

[인사검증, 법무부로 이관]
장관 직속 ‘인사정보관리단’ 신설… 법무-행안부 시행규칙-시행령 예고
尹 공약대로 靑 민정수석실 폐지… 野 “권한남용” 與 “체계적 검증”




법무부에 과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담당했던 인사검증 업무를 전담할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된다. 검찰 인사와 조직, 예산권을 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인사검증 업무까지 맡게 된 것에 대해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24일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할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인사혁신처도 이날 법무부 장관에게 인사검증 권한을 부여하는 ‘공직후보자 정보 수집 및 관리 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사정보관리단은 단장 1명을 포함해 20명 규모로 구성된다. 단장은 검사나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이 맡도록 했다. 다만 법무부 관계자는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무부 검찰 소속이 아닌 인사에게 단장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단장 산하에는 검사가 담당관을 맡는 1담당관실과 검찰 수사관이나 일반직 공무원이 이끄는 2담당관실이 배치된다. 1담당관실은 사회 분야 정보 수집·관리를, 2담당관실은 경제 분야 정보를 담당한다.

현직 검사는 최대 4명까지 충원할 수 있도록 했다. 정원 20명 중 15명은 법무부 외의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으로 채운다. 국방부 소속 현역 장교, 국가정보원 직원, 감사원 소속 공무원을 충원하는 규정도 명문화했다. 현직 경찰 가운데는 경정급 2명이 배치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실에서 사정 기능을 빼겠다면서 대통령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약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무부가 1차로 인사검증을 하면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최종 검토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한동훈 장관이 명실상부한 ‘소통령’이 됐다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조직법상 인사 검증은 법무부 업무 범위에 속하지 않는 게 명백하다”며 “법무부가 인사정보 관리 권한을 남용할 위험성도 크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검증에 문제가 드러난 만큼 보다 체계적으로 검증을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장관 직속 ‘20명 규모 인사검증 조직’ 신설… 野 “권한 남용”


‘인사정보관리단’ 시행규칙-시행령 예고
옛 靑민정실 인사검증팀 업무 승계 경찰-감사원-국정원 등서 인원 파견
대통령실서 추천하면 법무부 검증
사회분야 1담당관 이동균 검사 내정경제 2담당관은 일반 공무원이 맡아
초대 단장 非검찰 출신 임명할듯


韓법무, 규제혁신장관회의 참석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규제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4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으로 이관이 발표된 공직자 인사검증 업무는 과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 산하 인사검증팀에서 수행하던 것이다. 법무부는 “인사검증 기능이 이관되면서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되는 등 투명성과 공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 인사 추천과 검증 업무 분리
문재인 정부에선 인사 추천을 맡은 인사수석비서관실과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이 모두 대통령비서실 소속이었다. 인사수석실에서 고위공직자 후보를 3∼5배수로 추천하면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인사검증을 하고, 그 결과를 검증보고서로 작성해 민정수석이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보고했다.

공직기강비서관실 내부 인사검증팀은 감사원, 국가정보원, 경찰청, 국세청 등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 20여 명으로 구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을 지키기 위해 청와대 외부에 사무실을 얻고 고위공직자 후보의 재산자료 검증 등을 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선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인사검증팀에 현직 검사들을 배제했고, 국정원 국내 정보 수집 기능도 사라져 상당 부분을 경찰 정보관을 통한 세평 수집에 의존했다고 한다.

반면 윤석열 정부에서 인사 추천은 대통령인사기획관실이, 검증은 법무부 장관 직속 조직인 인사정보관리단이 맡게 된다. 추천과 검증을 분리해 공정성을 높이고, 대통령실의 권한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 “인사검증 컨트롤타워는 여전히 대통령실”

이날 입법예고된 법무부 직제개편안 등에 따르면 인사정보관리단은 20명 규모로 검사 또는 고위공무원단 1명을 단장으로 두도록 했다. 감사원, 국정원, 국방부, 경찰 등에서도 인원을 파견받는다.

단장을 보좌하며 공직후보자의 사회 분야 관련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인사정보1담당관은 검사가 맡고, 경제 분야 관련 정보를 관리할 인사정보2담당관은 검찰 수사관이나 일반직 공무원 등이 맡는다. 인사정보1담당관에는 이동균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 인사를 할 때는 인사기획관실에서 추천을 받은 후보자를 대통령비서실장이 위원장인 인사추천위원회(인추위)에서 압축한 뒤 후보군을 인사정보관리단으로 보내 재산 등 자료와 평판, 비위 사실 등을 검증하게 된다. 검증 결과를 대통령비서실장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최종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추위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할 복수의 후보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인사 시스템 설계에 관여한 관계자는 “검증에 대한 최종 검토는 공직기강비서관이 하기 때문에 인사검증의 컨트롤타워는 여전히 대통령실”이라고 말했다
○ 초대 관리단장은 비(非)검찰 출신
대검찰청 사무국장 출신의 복두규 대통령인사기획관과 특수통 검사 출신의 이원모 인사비서관에 이어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이 설치되면서 추천부터 검증까지 검찰이 인사 업무를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법무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감사원이나 인사혁신처 등 비(非)검찰 출신 인사를 초대 인사정보관리단장으로 임명할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동훈 장관은 관리단장으로부터 중간보고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사무실도 법무부 청사 외부에 두는 식으로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 등 일각에선 법무부 권한 비대화와 인사정보 오남용 우려를 제기한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출신 양홍석 변호사는 “법무부가 갖는 인사검증권으로 다른 부처가 눈치를 볼 수 있고, 법무부가 다른 부처의 인사에 관여할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행정사무가 되면 원칙적으로 국회 보고 및 감사원 감사 대상이 된다. 양지로 나와서 획기적으로 투명성이 강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직제개편안 입법예고 기간은 25일까지다. 이후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관보 게시 등 법령 공포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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