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쯤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 앞 모습.© 뉴스1
오전 10시5분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객은 30여명이었다. 이날 매장 앞에서 만난 A씨는 “두달 전 이 시간에 방문했을 때 대기번호 70번대 받았다”며 “생각보다 대기 인원이 적어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코로나19 ‘4차 대유행’ 당시 같은 시간, 같은 매장에 100여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던 것과 반대되는 분위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일반 패션이나 외식업계 등 사회 전반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명품 열기는 다소 주춤하다.
코로나19 촉발 직후 약 2년간 보복소비의 일환으로 명품에 투자했다면, 최근에는 야외활동이나 여행·레저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명품 구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던 이들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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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명품에 관심이 많다는 B씨는 “최근 결혼식장에 갔는데 다들 같은 가방(클래식백)을 들고 있어 민망했던 경험이 있다. 이제는 개나 소나 전부 샤넬 가방을 메는 것 같다”며 “오픈런 현상이 심화하면서 수백만원짜리 명품을 사면서도 서비스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더 이상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샤테크’(샤넬+재태크의 합성어)도 옛말이됐다. 300만~400만원의 웃돈을 얹어야만 구할 수 있던 샤넬 클래식 라인 핸드백의 리셀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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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명품 마니아들 사이에선 더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명품을 선호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한 고객은 “아무나 구매할 수 있는 가방 대신, 실적을 쌓아 재고 관리에 까다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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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샤넬이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여러차례 단행하면서 초반에는 ‘오늘이 제일 싸다’라는 인식을 심어줬지만, 수요가 늘고 브랜드가 차츰 대중화 되면서 브랜드 가치가 다소 훼손된 측면이 있다”며 “최근 클래식 라인 공급도 늘어 리셀 거래 수요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