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국제기구 복귀 겨냥한 포석… 中은 “회의 참가 동의 못해” 반발 中과 남중국해 분쟁중인 아세안엔 쾌속정 등 해안경비 강화 지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수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미-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 국가에 중국 견제를 위한 각종 동맹에 참여해 달라는 뜻을 강조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반대하고 있는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여를 지원하는 법안에 서명하고 나섰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각종 국제기구에서 퇴출된 대만의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것. 바이든 행정부는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나선 중국을 겨냥해 동남아시아의 해안 경비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 주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대만이 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을 지원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WHA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최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올해 22∼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에는 미 국무장관이 대만이 옵서버 지위를 되찾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셸 시슨 미 국무부 국제기구 담당 차관보는 10일 제네바 주재 대만사무소 대표와 만나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미 국무부가 홈페이지에 게재된 미-대만 관계 설명 자료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한 뒤 이뤄진 것. 이에 따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미-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자유롭게 개방적이며,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이 우리가 모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표현인 ‘자유롭게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강조하며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해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아세안 회원국에 해양 경비대 배치 및 쾌속정 지원 등을 위해 6000만 달러(약 77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남중국해를 두고 아세안 회원국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