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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 “24시간 주민 곁 지키며 복지 사각지대 없앤다”

입력 | 2022-05-12 03:00:00

지난해 인구 감소지역 지정 초비상… 열악한 정주 환경이 주요 원인으로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사업 벌이고, 거동 힘든 주민대상 세탁 서비스 등
올해부터 찾아가는 복지정책 운영



최근 대구 서구청 직원들이 비산1동의 한 취약계층 가구를 찾아 두꺼운 이불을 비롯한 각종 세탁물을 수거하고 있다. 서구는 지난달부터 취약계층을 찾아가는 행복 빨래터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구 서구 제공


대구 서구 비산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 씨는 10여 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슬하의 3남매와 빠듯한 살림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한 달 소득은 A 씨가 버는 180만 원 정도가 전부다. 집의 망가진 창문틀을 통해 온갖 해충이 들어와도 손쓸 방법이 없었다. 세탁기가 고장 난 탓에 지난겨울 사용한 이불도 그대로 방구석에 뒀다. 이웃을 통해 이 같은 사정을 전해들은 대구 서구는 최근 A 씨 집을 방문해 부서지거나 망가진 집안 살림을 말끔히 고쳤다. 이불 등 갖가지 세탁물도 전부 모아 빨래를 했다. A 씨는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을 때 다시 힘을 얻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도 꼭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가 올해부터 차별화한 다양한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365일 24시간 주민 곁을 지키면서 위기 가구를 집중 발굴하고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구가 복지 정책에 집중하는 것은 인구 감소 문제와 관련이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0월 서구를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했다. 서구의 전출 인구는 2017년 1만4084명, 2018년 1만3375명, 2019년 1만4005명, 2020년 1만1999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서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정주 환경이 열악한 점을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서구는 올해부터 단순한 지원금 지급 방식을 넘어 주민 곁을 찾아가는 직접적인 방식의 복지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대표적이다. A 씨 가족도 이 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서구는 올해 10월까지 10억 원을 투입해 취약계층 250가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벌인다. A 씨 집처럼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을 찾아 전기 수도 시설을 손봐주고 방충망, 장판, 싱크대 등 훼손된 집안 살림을 고쳐준다.

기존 푸드마켓은 방식을 차별화해 운영한다. 푸드마켓은 식품 및 생활용품을 기업이나 개인에게 기부 받아 저소득 취약계층이 방문하면 나눠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구는 나아가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 직접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낮 시간대 이용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월 2회,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할 예정이다. 다음 달 운영을 시작하는데 지역별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해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는 ‘행복 빨래터’ 사업은 적지 않은 호응을 얻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어르신 집을 직접 방문해 빨래를 수거한 후 세탁해 다시 배달까지 해준다. 빨래를 수거하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대상자들의 생활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성임택 서구 부구청장은 “24시간 주민 곁을 지킨다는 의지를 담아 올해부터 ‘24시간 복지콜’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 9시∼오후 6시에는 행정복지센터 담당직원과 상담하면 되고, 이후 시간대에는 음성메시지를 남기면 다음 날 직원이 확인 후 도울 방법을 찾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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