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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 0.5%p 인상 ‘빅스텝’ 예고… 세계 증시 하락

입력 | 2022-04-22 13:33:0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음달 미국의 ‘빅스텝(Big step·기준금리 0.5%포인트 이상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 의장이 공개적으로 빅스텝을 시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연말까지 미국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공포 속에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21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열린 국제경제 포럼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5월 0.5%포인트 인상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3, 4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파월 의장이 ‘빅스텝’을 언급한 것은 처음.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2000년 5월이 마지막이다.

파월 의장이 이례적으로 ‘빅스텝’을 예고한 것은 3월 연준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40년만의 최고치인 8.5%로 연준 목표치인 2%를 4배 이상 넘어섰다.

파월 의장은 “3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지 모른다”면서도 “우리는 금리를 올릴 예정이고 중립적인 수준까지 신속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절하다면 긴축 수준까지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경제성장을 촉진하지도 위축하지도 않는 중립금리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중립금리는 2.25~2.5% 수준이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가 0.25~0.5%인 것을 감안하면 중립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려면 올해 6차례의 FOMC에서 최소 3차례 이상 0.5%포인트 이상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은 연준이 이달 6일 공개한 지난달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도 예고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한 번 혹은 그 이상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물가안정 중시)’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18일 미국 CNBC에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의 ‘빅스텝’이 공식화되면서 세계 주요 증시는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IMF가 19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3개월 전보다 0.8%포인트 낮추는 등 경기하강 국면 속에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 22일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 기준 전날 대비 35.10포인트(-1.29%) 하락한 2693.11을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8% 하락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