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제27대 한국은행 총재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임기는 2026년 4월까지 4년 간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는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제여건이 어려워질수록 중앙은행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치솟는 물가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가계부채, 경기 둔화 등 당면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는 경제정책 프레임을 바꾸는 과정에서 고통이 수반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를 감수하고 구조개혁을 통한 자원의 재배분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잘 달리던 경주마가 지쳐 예전같지 않은데도 과거의 성공에 사로잡혀 새 말로 갈아타기를 주저하는 누를 범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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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한은도 통화‧금융 정책을 넘어 당면한 문제를 연구하여 우리 경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은 임직원들에게 전문성과 외부와의 소통, 글로벌 역량 등을 강화할 것도 당부했다.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2022.4.21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총재는 당장 ‘인플레이션 파이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공급망 차질로 인해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3월 소비지물가 상승률(4.1%)이 10년여 만에 4%대로 치솟았다. 21일 한은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8.8% 뛰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