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상대의 공격을 억지하는 전력으로만 여겨졌던 핵무기가 실전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술 핵무기 사용 우려는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서 먼저 제기됐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번스 국장은 지난 14일 조지아공과대학 연설에서 “누구도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사용 위협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지만 (핵무기 사용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것은 우크라이나에만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에서는 개전 뒤 처음으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 폭격기를 동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이 전술 핵무기를 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졌다.
공교롭게도 러시아에 이어 북한이 전술 핵무기를 꺼내들었다. 최근 국제 사회에서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사용을 놓고도 손을 맞잡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 17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시험 발사 참관 소식을 전하며 이를 핵 전투 무력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 전투 무력이 곧 전술 핵무기라고 설명했다. 매체들은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온 이 신형 전술 유도 무기 체계는 전선 장거리 포병 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 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술 핵무기는 개별 전투에서 활용되는 비교적 위력이 작은 단거리 미사일용 핵탄두를 의미한다. 반면 전략 핵무기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폭격기 탑재 순항미사일(ALCM)에 장착하는 중장거리용 고위력 핵탄두다.
전술 핵무기가 전략 핵무기에 비해 위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용되면 그 파장은 엄청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핵무기가 실제로 전장에서 쓰이면 이는 기존 세계 핵 비확산 체제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아울러 전 세계 각지에서 핵무장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술 핵무기 확보 주장은 그간 북한이 해왔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라고 보고 있다.
장 교수는 또 “정권 교체기에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선 제압을 위한 엄포이자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실체적인 핵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