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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 탐지’ 국군 첫 정찰위성, 스페이스X 로켓에 태워 띄운다

입력 | 2022-04-11 03:00:00

軍 정찰위성 5기 내년~2027년 발사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우리 군의 첫 정찰위성이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기업이다. 군은 내년 말 첫 발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군용 정찰위성 5기를 500여 km 고도의 지구 궤도에 안착시킬 예정이다. 이 정찰위성이 북한 핵·미사일을 조기에 탐지·추적·파괴하는 대북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인 ‘눈’ 역할을 해줄 것으로 군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 5기 정찰위성, 2시간마다 北 전역 감시

10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갖춘 정찰위성 1기가 내년 말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된다. 이 위성은 ‘425사업’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5기의 정찰위성 중 하나다. 425사업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정찰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17년 8월 현 정부에서 사업이 본격화돼 SAR 정찰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센서(IR) 탑재 정찰위성 1기 개발에 1조2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SAR 정찰위성은 레이더 전파를 활용한다. 주야간, 악천후에도 반사된 레이더파를 통해 정밀한 지상 지형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EO·IR 위성은 빛 반사를 이용해 30cm 물체까지 식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스페이스X와 계약했다. 올해 2월 미국 정부의 발사체 수출 승인 조치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나머지 4기의 정찰위성도 스페이스X에 실어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찰위성 탑재 로켓에 팰컨9이 확정된 건 아직 한국엔 중·대형 위성을 지구 궤도에 안정적으로 쏴 올릴 발사체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개발 중인 정찰위성 5기는 모두 800kg∼1t으로 중형 위성에 해당한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액체연료 기반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첫 발사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지난달 30일 우리 군이 시험발사에 성공한 고체연료 기반 우주발사체의 경우 500kg 미만 소형 위성 탑재용으로 개발되고 있어 적합하지 않다. 액체연료 기반의 팰컨9은 2020년 우리 군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를 탑재한 로켓이기도 하다.

내년 말부터 2027년까지 5기가 순차적으로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 군은 2시간마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나 핵실험장 등 주요 시설 정보를 자체 수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우리 군은 정찰위성(KH-12) 등 미 정찰자산에 대북 정찰정보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 초소형 위성 발사도 추진
425사업과 별개로 군 당국은 중형 위성보다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작고 가벼운 초소형(큐빅) 및 소형 정찰위성을 띄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찰위성 5기가 보지 못한 감시 공백 시간대를 수십 기의 초소형 군집 위성들로 보완하겠다는 것. 지난해 30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우주발사체도 초소형 군집 위성들을 500여 km 고도에 올리는 데 활용하려는 목표로 개발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정찰위성들의 한계도 지적하고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과 지상기지국 간 통신주파수에 대한 전파교란(jamming)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이를 방어할 만한 마땅한 기술이 없다면 위성이 유사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찰위성이 전력화되기 전 킬체인과 위성을 어떻게 연동시켜 운용할지 세부적인 계획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