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만든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출처=AP 뉴시스
우리 군의 첫 정찰위성이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기업이다. 군은 내년 말 첫 발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군용정찰위성 5기를 500여㎞ 고도의 지구 궤도에 안착시킬 예정이다. 이 정찰위성이 북한 핵·미사일을 조기에 탐지·추적·파괴하는 대북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인 ‘눈’ 역할을 해줄 것으로 군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 5기 정찰위성, 2시간 마다 北 전역감시
10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갖춘 정찰위성 1기가 내년 말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된다. 이 위성은 ‘425사업’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5기의 정찰위성 중 하나다. 425사업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정찰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17년 8월 현 정부에서 사업이 본격화돼 SAR 정찰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장비(IR) 탑재 정찰위성 1기 개발에 1조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SAR 정찰위성은 레이더 전파를 활용한다. 주·야간, 악천후에도 반사된 레이더파를 통해 정밀한 지상 지형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EO/IR 위성은 빛 반사를 이용해 30㎝ 물체까지 식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스페이스X와 계약을 했다. 올해 2월 미국 정부의 발사체 수출 승인조치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나머지 4기의 정찰위성도 스페이스X에 실어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말부터 2027년까지 5기가 순차적으로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 군은 2시간마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나 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정보를 자체 수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우리 군은 정찰위성(KH-12) 등 미 정찰자산에 대북 정찰정보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 초소형 위성 발사도 추진
425사업과 별개로 군 당국은 중형 위성보다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작고 가벼운 초소형(큐빅) 및 소형 정찰위성을 띄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찰위성 5기가 보지 못한 감시공백 시간대를 수십 기의 초소형 군집 위성들로 보완하겠다는 것. 지난해 30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우주발사체도 초소형 군집 위성들을 500여㎞ 고도에 올리는데 활용하려는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정찰위성들의 한계도 지적하고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과 지상기지국 간 통신주파수에 대한 전파교란(jamming)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이를 방어할 만한 마땅한 기술이 없다면 위성이 유사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찰위성이 전력화되기 전 킬체인과 위성을 어떻게 연동시켜 운용할지 세부적인 계획도 조속히 마련돼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