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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尹-安 야합, 역풍 맞을것”… ‘정치개혁 빅텐트’ 위기에 난감

입력 | 2022-03-04 03:00:00

[대선 D-5]선대위 긴급회의 열고 총력전 의지
“표심 변화 몰라 최악 상황” 반응도



제20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앞으로!”

3일 오전 8시 긴급 소집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는 이런 구호 제창으로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전격적인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남은 6일 동안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현실화된 야권 단일화에 대한 당혹감과 허탈함, 분노 등이 뒤섞여 있었다.

민주당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야합” “국민 기만” “새벽 철수”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며 “(국민이) 지금까지 진행 과정을 다 지켜보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효과에 대해서도 “오늘 하루 지켜 보면 의외로 오후에 (단일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공식 발표와 달리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야권 후보 단일화 없이 4자 구도로 선거가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 예상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양측이 아주 정교하게 (단일화) 타이밍을 잡은 것 같다”며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민주당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구간’에 돌입하는 시점에 단일화가 발표되면서 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3·9대선 관련 여론조사는 2일까지 실시한 조사만 공표할 수 있고 3일부터 실시되는 조사는 선거일까지 발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단일화에 따른 여론 변화 추이를 알지 못한 채 투표장에 가게 되는 것”이라며 “유불리를 쉽게 따지기 어렵다”고 했다.

여기에 이재명 후보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 손을 잡으며 닻을 올린 ‘정치개혁 빅텐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도 민주당의 고민이다. 다당제를 주장해 온 안 후보와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대선 결선투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제안했지만 끝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수순을 밟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남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민주당은 ‘유능과 무능’ 프레임을 한층 강화해 마지막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일대일 국면이 되면서 양 지지층이 강력하게 결집하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 이 후보가 위기 극복에 적합한 지도자라는 점을 알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