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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尹·安 단일화, 국민 심판 이뤄질 것…역풍 불수도”

입력 | 2022-03-03 15:37:00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앞으로!”

3일 오진 8시 긴급 소집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는 이런 구호 제창으로 마무리 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전격적인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남은 6일 동안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현실화 된 야권 단일화에 대한 당혹감과 허탈함, 분노 등이 뒤섞여 있었다.

민주당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야합”, “국민 기만”, “새벽 철수”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며 “(국민이) 지금까지 진행 과정을 다 지켜보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효과에 대해서도 “오늘 하루 지켜보면 의외로 오후에 (단일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공식 발표와 달리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야권 후보 단일화 없이 4자 구도로 선거가 끝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 예상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양측이 아주 정교하게 (단일화) 타이밍을 잡은 것 같다”며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민주당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구간’에 돌입하는 시점에 단일화가 발표되면서 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3·9대선 관련 여론조사는 2일까지 실시한 조사만 공표할 수 있고, 3일부터 실시되는 조사는 선거일까지 발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단일화에 따른 여론 변화 추이를 알지 못한 채 투표장에 가게 되는 것”이라며 “유불리를 쉽게 따지기 어렵다”고 했다.

여기에 이재명 후보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 손을 잡으며 닻을 올린 ‘정치개혁 빅텐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도 민주당의 고민이다. 다당제를 주장해 온 안 후보와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대선 결선투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제안했지만 끝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수순을 밟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남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민주당은 ‘유능 과 무능’ 프레임을 한층 더 강화해 마지막 반전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일대 일 국면이 되면서 양 지지층이 강력하게 결집하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 이 후보가 위기 극복에 적합한 지도자라는 점을 알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