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내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리 상황실에서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2022.1.21/뉴스1
지난달 말 두 아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를 받은 변모 씨(43·서울 송파구)는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가 3만 명에 육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정부는 하루 확진자가 5만 명이 되더라도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재택치료가 아니라 방치 수준’이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 재택치료 10만 명 넘어…관리인력 ‘부족’
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국의 재택치료자는 모두 10만 4857명. 일주일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증한 수치다. 정부는 재택치료 등으로 입원율이 줄어 의료 체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광고 로드중
변 씨 역시 “하루 1번 협력병원에서 전화로 가족 상태를 한꺼번에 물어보는 게 전부였다”며 “아이들이 열이 나서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었더니 ‘해열제를 주라’는 말밖에 안 했다”고 전했다.
확진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4일째 어디서도 연락이 없다”는 등 불안와 불만이 섞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 김모 씨(36·서울 노원구)는 “3일 확진 판정을 받고 이틀 째인데 아직 자가격리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라는 안내도 못 받았다.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에 거주하는 A씨(43) 역시 “남편 재택치료가 일주일이 넘어 언제 끝나는지 알려달라고 했는데 ‘지금 너무 바쁘다’고만 하더라. 식당 두 곳을 운영 중이라 빨리 가게를 열어야 하는데 범법자가 될까봐 나가지도 못하고 연락을 기다리고만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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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택치료자 관리 개편…자가진단키트 판매량 급증
정부는 현장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재택치료자 관리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4일 밝혔다. 일단 재택치료자의 건강상태 등을 관리하는 협력병원을 현재 494곳에서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환자가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보건소에 여러 행정적 부담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며 “보건소의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바뀌면서 자가검사키트 품절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의 한 약국에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뉴스1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열흘간 자가진단키트(휴마시스 코비드19)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11배 이상으로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품절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문을 해도 판매자 측 사정으로 취소되거나, 1~2주 배송이 늦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