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냉동창고 신축현장 화재 참사
6일 오전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난 화재를 진압하다 실종된 소방대원들을 찾기 위해 동료 대원들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화재는 발생 약 19시간 만인 6일 오후 7시 19분경 완전히 진화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잔불 정리 하다 불 속에 갇혀
6일 오전 7시 10분에 큰불이 잡혀 경보를 해제했고, 이어 9시경 송탄소방서 소속 소방관 5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1층과 2층에서 내부 잔불 정리와 인명 수색을 하던 소방관들은 9시 21분경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하면서 갑작스럽게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특수대응단 11명을 투입해 구출에 나섰지만 불길이 거세 정밀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1층에 있던 소방관 2명은 긴급 탈출에 성공했지만 2층에 있던 소방관 3명은 오전 9시 30분경 마지막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6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평택=뉴스1
○ 야간작업 무리하게 강행했나
사고 현장 1층에서 바닥 타설과 미장 작업을 하던 작업자 5명은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 자정 직전 화재가 발생한 것에 대해 2월 20일 공장 완공을 앞두고 야근을 강행하다 화재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화재 현장을 찾은 정장선 평택시장은 “겨울에는 야간에 공사를 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며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무리한 공사를 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했다.이 현장에서는 2020년 12월 20일에도 구조물 붕괴사고로 현장 작업자 5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다. 당시 사고는 5층 높이 자동차 진입로 설치 공사 중 작업 발판으로 사용하던 덱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후 한 달간 공사 중지 처분을 받았지만 건축주와 시공사는 준공 예정일을 바꾸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김광식 수사부장을 비롯한 73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화 지점으로 추정된 건물 1층을 중심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현장에서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을 면밀히 살필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