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격 사면한다. 현재 서울삼성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사면 후 병원에서 출소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17년 3월 청와대를 떠나 자택으로 향하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뉴스1 DB) 2021.12.24/뉴스1
20대 대통령 선거를 75일 앞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이 전격 결정되면서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이번 대선의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다고 해도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자체가 보수층의 표심, 국민의힘의 내부 권력투쟁 향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이번 사면은 박 전 대통령 본인의 의도와는 별개로 대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는 이날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침묵할 가능성이 높다. 정권교체를 위한 입장을 밝히거나 두루뭉술하게 어느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지만, 침묵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중도·보수층의 이탈로 인해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윤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 후보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정권의 눈밖에 난 뒤 지방으로 좌천됐고,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해 박 전 대통령 측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직후 야권에서는 ‘탄핵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윤 후보를 겨냥한 탄핵 책임론과 함께 야권 내부의 권력투쟁을 촉발한다면 야권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조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침묵을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침묵하지 않는다면 야권의 혼란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작년 총선과 비슷한 내용의 ‘정권교체’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윤 후보는 ‘탄핵의 강’을 건너 보수 세력을 결집할 기회를 맞게 된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이 친박 등 보수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탄핵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은 물론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분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서울=뉴스1)